[픽션 X HR]알고 있지만 모르는 것

대표이사님과의 대화, OKR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네? 그렇죠. 원래 KPI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OKR을 도입하면서 하지 않았었고."


OKR을 도입하는 기업 중 종종 OKR과 MBO 혹은 OKR과 KPI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런데 질문을 하시는 걸 보니 OKR과 KPI가 서로 다른 게 아니라고 말하실 것 같은데요"


" ^^; "


"KPI는 뭘까요?"


"지표 아닌가요"


"분기 매출액 100억 원은 KPI일까요?"


"음.."


대표님은 슬슬 지침과 약간의 짜증 같은 무언가를 만나시는 듯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정답을 맞혀야만 하는 의무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답을 만드는 힘을 잊고 살아왔다. 답을 찾는 과정은 질문과 대답의 무한루프다. 질문을 하고 연구과 생각을 통해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반복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중에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 과정을 우리는 학습이라 말한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중 모르고 있었음을 알게 된 순간은 우리가 한 껍질을 깨고 나와 성장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KPI를 저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지표'라고 말합니다."


"분기 매출액 100억 원은 '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목표가 되기도 하고 해당 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의 상태로서 핵심결과일 수도 있고 동시에 분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분기말 시점에 우리가 잘 가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지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분기 매출액 100억 원이 목표가 될 수도 있고, KPI가 될 수도 있고, 핵심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맞습니다. 조금씩 수식이 붙긴 하겠지만 하나의 KR이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OKR이 심플하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KR, 즉 핵심결과가 하나로 여러 기능들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OKR이 우리 기업과 맞지 않으니 KPI로 돌아간다는 말은 단어만 바뀌었을 뿐 실제로는 같은 방식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그러면 굳이 OKR을 하지 않고 원래 하던 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같은 개념이라면 굳이 새로운 걸 사용하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하는 게 좋을 듯한데요. 굳이 바꿀 이유가 없잖아요"


"만일 기존의 MBO, KPI의 활용방식이 '진단'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계셨다면 기존대로 하셔도 됩니다. 다만 만일 기존의 MBO, KPI의 활용방식이 '판단'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계셨다면 바꾸시는 게 더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단어의 개념을 깊게 들어가는 건 우리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단어의 개념은 일종의 암묵적인 약속과 같다. 빨갛고 동그란 과일을 누군가는 사과라 하고 누군가는 자두라 부른다면 사과와 자두를 구분하기 위해, 보다 명확한 소통을 위해 여기에 추가적인 구분점을 넣어 그 단어를 설명해야 한다.

Design 3.png

"진단과 판단이라면"


"진단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음을 수시로 확인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진단의 핵심은 현재상태를 인식하는 거예요.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과거에 우리는 MBO나 KPI를 사용하면서 진단보다는 판단의 용도로 사용을 해왔어요. 진단이 더 나은 상태를 위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라면 판단은 현재 상태를 놓고 잘하고 못했음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목표와 결과와 지표를 표현상으로는 서로 다른 단어로 구분해 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로 오버랩되는 개념으로 느끼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구성원분들도 목표, 지표, 결과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구분이 모호하니 작성할 때마다 헷갈리고, 몰입이 안 되는 거죠"


"실질적으로 오버랩된다면 굳이 달리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도는 심플할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제도는 구성원들이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 있음의 상태가 된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하기 어려웠다면 오늘날의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 스마트폰을 만든 애플과 OKR에는 공통점이 있다. Simple하다는 것이다.


"OKR이 심플한 제도인데 왜 우리는 적용이 어려울까요?"


많은 기업들이 OKR을 도입하면서 그 외형에 집착한다. 절차와 양식을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기업이 정한 절차와 양식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그 준수 여부를 기준으로 했음과 하지 않았음을 판단한다. OKR이 진단이 아닌 판단의 개념으로 구성원에게 전달되며 OKR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가 아니라 OKR을 했음을 판단하는 절차와 외형이 목적이 되는 순간이다.


"OKR을 도입하면서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OKR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버린 건 아닐까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우리는 그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부품과 제조, 조립과정, SW의 역할과 각각의 명칭 등을 다 알 필요가 없다. 우리는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고 길게 누르고, 좌우 상하로 스와이핑을 할 줄만 알면 된다. 그 몇 가지 동작으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한다. 스마트폰은 복잡한 기계이지만 동시에 단순한 도구이기도 하다. OKR을 포함한 제도도 이와 같아야 한다.


"쉬는 시간에 잠시 구성원 몇 분과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어느 분이 물어보시더군요. OKR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다른 스타트업들에서도 OKR을 한다고도 하고 OKR을 하면 좋다고도 주변에서 말은 많이 하는데 회사에서 실제로 해보니까 많이 어렵더라고 말이죠."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KPI로 돌아갈까요. OKR을 좀 더 해볼까요. 아, 둘이 같은 거라고 하셨으니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죠. 머릿속이 좀 복잡해집니다. 답이 필요해요"

DALL·E 2023-09-17 12.23.33 - A cartoon of windy seas and waves.png

'움직이는 파도만 보았지 파도를 움직이는 바람을 보질 못하였다' 어느 영화에서 나온 대사이다. OKR의 절차와 양식들은 '파도'에 해당한다. 모든 파도의 움직임들을 다 관찰하고 외우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바람을 이해하면 파도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 경영은 주어진 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답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바람을 이해해야 한다.


" 우리가 경영을 이야기하면서 경영활동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라고 이야기를 했었죠. 경영활동, 즉 성과 내지 가치를 만드는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픽션 HR#FictionHR#Opellie#인사소설#제도#OKR#KPI

이전 06화[픽션 X HR] 제도,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