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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리더도 사람이다

by Opellie
『작품 속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안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단체, 사건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입니다.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하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며, 어떠한 의도나 사실과의 연관도 없음을 밝힙니다.


SCENE 1 - 개발팀 회의실 / 아침 9시

(카메라는 복도에서 팀원들이 하나둘 회의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따라간다. 회의실 안, 디지털 화이트보드에는 굵은 글씨로 “분기 성과 리뷰”가 적혀 있다. 창밖으론 회색 구름이 끼어 있고, 실내 조명은 차갑게 느껴진다.)


배민지 (서서 텔레비전 화면을 리모컨으로 넘기며)

이번 분기 OKR 달성률, 팀 평균 63%. 회사 전체 평균보다 17% 낮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B의 일정 지연이 전체 일정에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팀원들은 말없이 노트북만 바라보며 타이핑하거나 시선을 피한다.)


배민지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덧붙인다)

이건 제가 책임져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각자의 책임이 분명히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도 말해둡니다.


(일순 침묵. 공기가 뻣뻣해진다. 박대리는 팔짱을 낀 채 시계를 흘긋 본다.)


박대리 (작게, 하지만 들리게)

그 ‘분산된 책임’ 중에 팀장이 없는 경우는 없죠.


배민지 (귀에 꽂히듯 반응하며)

박대리 님, 다 들립니다.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박대리 (의자에 기대며)

그냥요. 리더의 책임이 뭐냐는 얘기입니다. 성과를 쥐어짜는 일인지,
아니면 팀원이 남아 있도록 만드는 일인지… 헷갈리는 요즘이라서요.


(팀원들 사이, 눈빛이 교차한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이고, 누군가는 미묘하게 웃는다.)


배민지 (조용히 숨을 들이쉰 뒤, 천천히 말한다)
일단, 오늘 회의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죠


(공기 정지. 그 순간 회의실 문이 살짝 삐걱이며 닫히고, 조용한 침묵이 이어진다.)


SCENE 2 - 인사팀 사무실 / 오전 10시 30분

(인사팀 사무실. 오전 햇살이 창문으로 들고, 책상 위엔 중간고사 시험지처럼 빼곡한 일정표와 메일 알림창이 켜져 있다. 정지우는 화분에 물을 주며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던 참이다.)


SFX: Slack 알림음, “개발1팀 - 인사협조 요청: 갈등 중재 회의 건”


정지우 (화면을 확인하다가 눈썹을 찌푸린다)

갈등 중재...? 개발팀?


(그때 한도윤 부장이 정지우 자리 옆에 나타난다. 커피를 들고 있다.)


한도윤

봤어요? 배민지 팀장님 요청 메일.


정지우

네, 방금 메일 확인했어요. 근데... 팀장 관련 갈등이면 굉장히 민감한 건 아닌가요?


한도윤 (커피를 내려놓으며)

맞아요. 조직 안의 리더십은 방아쇠처럼 작동해요.
지금 같은 성과 시즌에는 작은 균열도 쉽게 확장되거든요.

지우님이 한 번 만나보실래요? 얼굴도 익히고 빨리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요.


정지우

이런 경우, 선배님들이 직접 나가시지 않나요?


한도윤 (의외로 가볍게 웃으며)

이번엔 지우 씨가 1차 인터뷰 진행해봐요. 사전 미팅 성격으로.
리더의 감정도 기록해야죠. 숫자보다 먼저, 사람을 봐야 하니까.


정지우 (잠시 머뭇이다가)

네… 해보겠습니다. 정리해서 면담 구조는 제가 짜볼게요.


한도윤 (돌아서며)

좋아요. 참고로, 배민지 팀장은 본인 감정을 거의 안 드러내요.
그래서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겁니다. 말보단 ‘표정 밖의 조각’에 감정이 숨어 있으니까요.


SCENE 3 - 사무실 라운지/ 오후 2시

(라운지, 햇살이 블라인드 틈 사이로 들어오고, 테이블 한가운데에는 면담용 템플릿과 커피 두 잔이 놓여 있다. 배민지는 정장을 단정히 입고 무표정으로 앉아 있고, 정지우는 약간 긴장한 채 마주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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