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만나다
SNS의 책 소개 페이지를 보다가 만난 책입니다. 굉장히(?) 피상적으로 애덤 스미스를 알고 있었기에 그가 도덕감정론이라는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책을 썼다는 사실이 낯설지만 궁금증으로 다가왔고 이를 조금은 더 읽기 쉽게 옮긴 책이라는 생각에 부담없이 구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읽고 난 후 소감은 이 책을 선택한 것이 나름 좋은 선택이었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럼 책을 소개합니다.
도서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저자명: 애덤 스미스 원저 | 러셀 로버츠 지음
출판사: 세계사
왜 그가 한창 학문에 전념했던 젊은 시절이 아니라 인생의 말년에 그 책을 고쳤는지, 나는 알 것 같다. (중략) 친구, 가족, 동료,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 생각을 곱씹어보고 연구해야 할 자료가 날마다 새롭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p22
배움이란 배우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내가 아는 것이 많아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음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말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나 자신과 나를 둘렀싼 사람들과 내가 속한 세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고 그러한 관심은 자연스레 상호간의 관계 형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곱씹어 보면 연구해야 할 자료가 날마다 새롭게 나타난다는 이 문장은 우리가 '배움'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 가져야 할 태도를 이야기해준다 할 수 있습니다. 일전에 만난 어느 분이 그러시더군요. 스스로 많이 안다고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보통 전문가라고 말하는데 저를 가리키며 당신은 아직은 그런 전문가는 아닌 거 같다고(앞으로도 그런 전문가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이죠.
인간은 자신이 잘 하는 한 가지 일을 전문화하는 대신, 나머지는 타인의 도움을 통해 얻고자 한다. p39
이러한 전문성의 개념은 과거보다 오늘날 더 필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에서 '전문성'은 자신이 아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인식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함을 인식하며 그러한 전문성을 가진 타인의 전문성을 (그가 가진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 존중하고 도움을 이끌어내는 상호협력의 개념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습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가 가진 외형적인 것으로 사람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모습을 종종 마주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본래 멋지고 깔끔한 패턴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따라서 그런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증거 또한 사람들은 정설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맞지 않는 다른 증거는 쉽게 무시하고 잊어버린다. p109
HR에서 이런 현상은 정말 흔하게 일어납니다.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 정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 발생하는데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그러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하여 책은 '어떤 옷이 유행이고, 어떤 옷이 적절한 복장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때와 자장소에 어울리는 옷을 스스로 적절히 결정하며 산다.p240'고 말을 합니다. 다시 말해 기준이란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상황에서 내리는 우리들의 판단이 모여서 형성한 공통분모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 이를 달리 말하면 조직문화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인데 그것을 누군가가 만들어주길 바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미스가 말하는 정의란 타인에게 상처나 피해를 주지 않는 미덕이다. p141
제가 글을 통해 간혹 이야기했던 '개인주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주의는 개인을 중시하지만 그러한 개인중시가 다른 개인을 침해하거나 상처를 주는 것까지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기주의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고 개인주의 자체가 무작정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스미스가 말하는 정의에 동의를 한 표 드립니다.
적절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능력이다. 상대는 내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p195
이 문장을 본 순간 바로 책에 의견을 기록합니다. '누군가가 기대하는 바에 부응하는 것이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면 , 그 누군가의 기대가 부적절한 것인 경우 그 행동이 적절하다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어간 문장에 역시 애덤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단지 적절성만으로 사람들의 존경이나 축하를 받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존경과 축하를 받으려면 미덕이 필요하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가 제시하는 훌륭한 삶을 사는 방법으로 다음 세 가지 요소의 조합을 이야기합니다.
이 애매한 단어(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방법)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중략) 가장 강조한 세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신중, 정의 선행이다. (중략)
신중 = 자기 자신을 돌본다.
정의 =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선행 = 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대한다. pp199~ 200
왜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지금까지 몰랐을까? 라는 아쉬움과 단순히 자유주의 경제학자로만 알고 있었던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자 이전에 사람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는지를 알 수 있었던 내용입니다. '성실하게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평판을 진실하고 정직하게 만들어가는 삶으로서의 사람의 모습 말이죠.
요 근래 읽은 몇 안되는 책들이 다 좋긴 했지만 꼽는다면 단연 이 책을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삶의 기준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어떤 원칙이 인간의 본성에는 분명이 있다. p16
그 말을 아직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