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성과의 개념적 정의와 Opellie의 HR 직무성과
나름 오래 전에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을 준비했던 적이 있습니다. 해당과목 중 가장 재미있었고 성적도 잘 나왔던 유일한 과목이 ‘헌법’입니다. 잘 했다기보다는 좋아해서 시험성적이 나쁘진 않았다고 할 수 있고 우연인지 첫 직장의 논술시험에서도 이 헌법 관련 주제로 작성해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직무성과를 이야기하는 글에서 느닷없이 헌법이야기를 하는 건 직무성과와 헌법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입니다. 그 공통점을 표현하면 '지향점을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직무성과는 '지향점을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라는 관점에서 헌법과 유사한 특성을 가집니다. 헌법이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으로 구체화되듯이 직무성과도 그 이행을 위해 구체적인 과업과 행동들로 구체화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생각해볼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헌법이 '개념적' 정의를 하고 있으므로 그냥 좋은 말들로 치부하고 넘어가도 되는걸까? 라는 질문입니다. 물론 '아니오'라고 말을 해야겠죠. 만일 '네'라고 한다면 얼마 전 진행되었고 어쩌면 여전히 진행형인 헌법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직무성과, 지향점을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
'지향점을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라는 관점에서 '직무성과'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직무를 왜 하는가?에 대하여 직무에 대한 '지향점을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 즉 직무성과를 단지 좋아보이는 문구 정도로 치부해버린다면 굳이 직무성과에 대한 논의가 필요 없을 겁니다. 달리 말해 지금 이 글에서 직무성과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건 직무성과를 단지 좋아보이는 문구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김용진 대표님의 '경영학 사용 설명서, 클라우드 나인'에서는 실적과 성과의 차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실적과 성과는 동의어가 아니다. 성과는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부분일 뿐이다. 실적은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현상 유지만 하면 생기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나의 노력과는 관계없이 외부 환경과 주변 상활이 좋아졌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달성되는 부분이다. 세 번째는 기존의 방법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는 기존의 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혁신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위의 4가지 모두가 실적에 기여한다. 하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 부분만이 진정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저절로 혹은 우연히 생기는 것은 실적이기는 하지만 성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성과는 이전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일하여 얻은 실적이 앞으로도 지속/반복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경우이다. 김용진 | 경영학 사용설명서 | 클라우드나인 | p110
직무성과의 필요성은 위에서 언급한 세 번째와 마지막 요소의 달성을 위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과 개인에게 도움을 주는 HR을 수행하여 기업과 개인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HR제도를 구현한다 라고 하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론들을 이어서 생각해보는 방식이 됩니다. 이러한 직무성과를 생각하는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Simon Sinek의 Golden Circle입니다. 도움이 되는 HR이라는 내용을 이를 통해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하면 제가 추구하는 HR의 직무성과는,
HR의 요소로서의 기업과 개인이 모두 성장하는 방식으로 HR이 기업과 개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HR에 관련된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 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향점으로 포함하는 개념적 정의'로서 직무성과 입니다.
직무성과를 마주했을 때 많은 분들이 단지 '보이기 위한 문서작업을 위한 용도' 내지 '그저 좋은 말을 기술해 놓은 것'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사실 직무성과는 단지 한 두 문장으로 구성되지만 그 문장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에 대한 많은 지식, 경험, 사고를 필요로 합니다. 다시 말해 그 담당자가 가진 지식, 경험, 사고에 따라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자신의 직무성과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나열하는 건 쉽지만 그 나열된 것을 요약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말과도 살포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