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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2018대한민국 트렌드

우리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관통하고 있는 흐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by Opellie
본 글은 '2018 대한민국 트렌드 | 한국경제신문'이라는 책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트렌드, 제 글에서는 '흐름'이라 말하는, 에 대한 의견을 기술한 글입니다. 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해당 내용을 그대로 기술하는 것보다는 제 개인적 생각을 더 많이 담아 책을 읽고 난 소감을 남깁니다.

매년 말~ 초에 나오는 다음 해의 트렌드 분석에 대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연구의 대상이 되는 미래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학이 직접적으로 예언이나 미래를 탐구하지 않는다는 제임스 데이터 James Dator의 말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일전 어느 글에서 이야기드린 바와 같이 저는 미래에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해나가기 위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래보다 현재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영역은 아니겠지만 2006년 1월 HR이라는 아이를 만난서 지금까지 어쩌면 감사하게도 이 일을 계속 해오면서 나름 생각하는 트렌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렌드라는 단어보다는 '흐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개인적으로 '트렌드'라는 단어가 우리 자신이 아닌 외부의 어느 것 혹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것을 우리들이 따라가는 느낌이라면 '흐름'이라는 단어는 그 흐름 속에서 우리들이 움직이면서 만들어가는 무언가라는 의미가 더 와닿기 때문입니다.


2007년 여름에 돈 탭스콧 / 앤서니 윌리엄스 저 '위키노믹스 wikinomics'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정보의 공유와 이를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라는 명제를 책에 담고 있지요. 이 책을 만난 이후 현재까지 이 책에서 말하는 '공유'의 개념은 제가 HR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유'의 흐름은 우리가 잘 아는 '공유경제' 뿐 아니라 다양성 등의 사회가치 등과 맞물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공유 sharing'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전에 개념 정리를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유의 대상이 되는 '정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역시나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정보'가 어쨌든 간에 무엇인가에 대해 유용한 형태의 무엇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정보'를 단순히 객관화된 지식으로 한정하는 것은 우리가 '정보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라는 명제에 일종의 제약을 만들어 냅니다. 지식이란 객관적 지식도 있으나 주관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는 경험 지식이라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 견해임을 빌어 여기에서 '정보'는 우리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견을 모두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Social Network Service라는 도구를 통해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정보'가 비교적 검증된 영역에 가까이 있는 대상이었다면 오늘날의 '정보'는 우리 자신 스스로 그 '정보'에 대해 검증하도록 요구하는 대상이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매 순간 생각과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보'가 '공유'되고 '판단'과 '선택'을 통해 다다른 '결론'들이 모이면 결국 1초 후, 즉 1초 전의 현재를 기준으로 1초 후 혹은 1분이나 1시간 후의 모습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그것들이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 되겠죠.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은 미래에 대한 '대중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이 있는 체제 | 2018 대한민국 트렌드 |한국경제신문 | p227'라는 말에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opellie가 경험하고 배워왔던 HR은 엄밀히 말해 '공유'라는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사용자 정의처럼 HR-er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대리하는 사람의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정보를 통제하고 통제와 관리를 주요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왔고 배웠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HR 역시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일전 어느 글에서 이야기드렸듯 HR의 성과는 HR 담당자가 만든 멋진 보고서가 아니라 HR제도를 구성원들이 그 취지를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봉을 제외한 모든 HR제도를 공유한다'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물론 법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개인정보 등은 준수해야겠죠.


이러한 정보의 공유는 다른 측면에서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냅니다. 구성원들이 공유된 정보를 알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과 생각을 담아 다시 공유하는 과정이 일종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유된 정보를 '통상적으로 합리적이라 판단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형태로 활용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정보의 공유가 잘못된 것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년 반 넘게 운영해왔던 익명게시판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 일종의 '시민의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시민의식'이란 기업에서 말하는 '주인의식'과는 다른 개념이며, 가장 대표적인 예가 1년여 전 광장에서 마주했던 '촛불'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Summary

제가 지나온 시간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인지하고 있는 '흐름'에는 '공유'라는 아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단 객관화된 정보뿐 아니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주관적인 생각이나 의견, 사고들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으로 정보를 이해하면서 우리에게는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 판단하고 선택하는 상황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상황들은 저를 포함해 어릴 적 정답을 배우던 방식에서는 매우 낯선 영역인 까닭에 우리에게는 보다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국내 기업에서 관리와 통제의 영역으로 주로 비치던 HR에 있어서도 공유라는 가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도의 취지와 모습과 과정을 공유하고 이해를 도움으로써 기업 구성원들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HR은 비로소 본래의 '성과'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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