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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08. 2016

직무분석에 대한 개념적 사견

사견) 직무분석의 본질은 데이터를 통한 구체성의 확보다.

본 글은 직무분석에 대해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글이 아닌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직무에 대한 이야기들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나오는 듯합니다. 예전에는 직무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이상'의 모습으로서 이야기할 뿐 감히 손을 댈 수 없었다거나 지레 겁을 먹고 포기를 했다면, 지금은 무언가 해보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겠죠.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HRM 1년 차 시절에 직무분석 관련 세미나를 참석했던 다음 날 전 신나게 회사로 달려가 제 바로 위 대리님께 이런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어제 스터디에 갔었는데 직무기술서와 직무 명세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회사에서 작성하고 있던 업무 매뉴얼을 항목 몇 개와 양식 디자인만 손대면 어쩌면 우리는 쉽게 그걸 만들 수 있을 거 같노라고. 당시 제 말이 나오기 무섭게 돌아온 대답은 '안돼'였습니다. 그건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이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직무분석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참 좋은 자료들이 많죠. 덕분에 저 같은 HRM을 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들이 많이 있게 됩니다. 공부를 하겠노라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자료들을 이전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무분석에 대한 생각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우리가 너무 쉽게 간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직무분석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직무분석을 해서 기술서를 만들면 그게 만능 해답이 되리라 기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직무분석이 만능의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말을 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많은 기업들은 직무분석을 현재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받아들이는 듯합니다. 흔히 '문제'는 '현재의 상태'와 '바람직한 상태' 사이의 갭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그 갭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직무분석이라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돌려 말하면 그 갭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직무분석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아주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부분들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직무분석을 문제 해결의 도구로만 바라보는 그 시선 말이죠. 개인적으로 직무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전 글에서 말씀드린 사람과 조직과 직무의 세 가지 요소 중에서 '직무'에 대해 그 정보를 만들어 내는 일이죠. 그리고 이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일은 참 지루한 일이기도 합니다. 데이터를 만들어도 당장에 무언가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죠. 그리고 데이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직무분석은 앞서 언급한 문제 인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앞의 이야기가 문제 인식 - 직무분석 -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였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는  직무분석-데이터-문제 인식-데이터를 통한 문제 해결의 순이 되겠지요.


(여기부터의 이야기는 살짝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고 현실과 타협을 하기 위해서 직무분석을 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직무분석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입니다. 모든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에는 시간도 인력도 비용도 부족하고 제한적이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직무분석의 목적을 정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데이터만을 도출하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제도를 만들어 내는 식입니다.


(여기서부터 다시 주관성이 강해집니다.)

다만 직무분석을 만능 도구로서 인식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위의 아주 주관적인 이야기처럼 '데이터' 자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만능 도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수 있습니다만, 데이터를 만든다 하더라도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데이터와 데이터를 조합할 수 없다면 그건 그냥 데이터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직무 간 Reponsibility&Accountability 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다면 이는 어쩌면 직무분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해결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직무분석을 통해 만들어 낸 직무기술서가 실무 단에서 발생하는 모든  case에 대해 다 규정해낼 수는 없고 결국 해석론의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답이란 없다. 참 즐거운 말이지만, 참 힘든 말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제가 이 일을 하는 건 그 답이라는 것에 조금 더 근접한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일 잘한다고 인정을 받지는 못할 수도 있겠지만요..(.. )( '');; 그래서인지 문제 해결 도구로서 직무분석을 바라보는 게 참 안쓰럽습니다. 안쓰러운 만큼 일정 부분 인정하고 더 노력해야겠죠. 저는 학문이 아닌 실무를 하는 사람이니 말이죠. 본분에 충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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