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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22. 2018

답정너로부터 자유로워지길(+부제)

혹여나 모를 내 자신부터

나름 운동을 한다며 움직이다가 다쳐서 최근 며칠간 양복대신 편한 복장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난 상처가 아물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까닭에 조금씩 인내심이 바닥을 치기도 합니다. 


정장(양복)은 정말 불편한 걸까?


2004년 12월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공백없이 직장생활을 해왔고 그 중 출근하는 날은  매번 정장을 입고 다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타이를 하고 양복 상의를 입지 않은 채 셔츠와 정장바지만 입고 다니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상처 덕분에 양복을 벗고 청바지와 통큰 셔츠를 입은 채 출근을 합니다. 사실 기업 구성원 대부분이 자유복장이기에 그리 문제될 것이 없긴 하지만 어쨌든 저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출근을 하자 동료들도 놀라운 듯 바라봅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무슨 일이 있다고 할까요. 계열사의 한 분이 오셔서 보시고는 깜짝 놀랍니다. 예전에 저에게 직원들이 다 편하게 입고 다니는데 왜 정장을 입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10년 넘게 양복을 입고 다니다보니 이게 편합니다 라는 제 말에 말도 안니라며 손사래를 치던. 


개인적으로 양복, 정확하게는 하계기준으로 정장바지와 셔츠를 입는 가장 큰 이유는 아침에 무엇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사회생활 초기에는 신입사원이니 정장을 입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10년 넘게 지내면서는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는 일종의 양복이라는 교복이 편해진 셈입니다. 어릴 적 입었던 교복이 학교 등에서 입어라며 강제해서 어쩔 수 없이 입었었다면 양복은 제 필요에 의해 입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검사용 일기쓰기를 퍽이나 싫어했던 제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원리랄까요. (사실은 머리가 좋지 않은 이유로 그나마 가지고 있는 머리를 한 곳에 집중하고 싶어서 이기도 합니다.) 


최근 부쩍이나 '답정너 '를 이야기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정장은 불편해' 혹은 '회사에서 입으라 하니 어쩔 수 없이 입어야 하는 것'으로 답을 정해 놓고 상대방에게 '당신 생각을 이야기해보세요' 라고 말하고 상대방이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로 대상을 판단하는 형태입니다.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라는 뜻으로 쓰는 말. 주로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을 미리 정하여 놓고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여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하게 하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이른다. - )다음 국어사전 발췌


추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반가운 휴식기간이기도 하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될 지도 모릅니다. 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쯤 생각해 보고 말할 수 있는 그래서 서로가 조금은 더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명절이 되길 바랍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으로부터의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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