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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y 12. 2019

'제도' 내지 '제도화'에 대한 생각정리

제도에 대한 배움의 시작

학교를 시작하면서 그 동안의 생각들에 대한 배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브런치를 통해 이야기해왔던 HR과 HR제도에 대한 생각들에 대해 체계적인 배움을 시작한다고 할까요. 물론 아직은 무언가를 한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연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 과정에서 W. Richard. Scott의 제도이론에 대한 글을 만났습니다. '제도' 혹은 '제도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The adolescence of institutional theory(Scott, 1987)" 라는 paper에서 제도 혹은 제도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Institutionalization As a Process of Instilling Value
2.Institutionalization As a Process of Creating Reality
3.Institutional Systems As a Class of Elements
4.Institutions As Distinct Societal Spheres

Referenc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32 (1987): 493-494


상기의 네 가지 개념 중에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항목은 1번에서 설명하는 제도의 개념입니다. 말 그대로 가치를 주입하는 프로세스로서 제도화 입니다. paper에서 소개된 Selznick의 말을 빌면 다음과 같습니다.

In what is perhaps its most significant meaning, 'to institutionalize' is to infuse with value beyond the technical requirements of the task at hand" (Selznick, 1957: 17)

제도 혹은 제도화to institutionalize란 단순히 직면하고 있는 과업을 해소하기 위한 technical requirment를 넘어서 가치를 infuse하는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Institutionalization As a Process of Instilling Value


2019년 지금에야 공부를 제대로 하면서 위의 글을 마주하긴 했지만 지난 시간 동안 실무자로서 HRM을 해오면서 만들어지는 생각의 방향도 이와 같습니다. 물론 과거의 HR에서는 이러한 개념정의는 단순히 이상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HR을 해왔던 시간. 그리고 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HR제도를 만들어감에 있어 위에서 소개드린 Selznick의 개념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템(제도)를 구성원 개개인의 외형적 행동을 통제하는 도구로서 국한되는 것비 아니라 구성원의 마인드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인식하고 제도의 외형적 요소 이외에 제도에 담긴 취지 내지 철학, 제가 경영진에게 계속 말씀드리는 '방향성',을 담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일관성을 담보해야 하기에 제도에 담긴 철학이 즉흥적이거나 순간의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어서는 안되겠지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 제도의 활용

 가치를 주입하는 제도는 자연스럽게 조직문화와 연결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스템이 마인드에 영향을 주고 시스템과 마인드가 연결됨으로서 구성원의 판단과 행동이 조직의 방향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굳이 외형적 통제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 행동의 총유'로서 조직문화를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제도는 조직 구성원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위치를 갖게 됩니다.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건 다시 말해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에 기반한 생각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렴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상태가 만들어지면 제도는 그가 해왔던 rule의 엄격성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일전에 HR제도에 대해 '사라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생각

기술적 도구로서 제도를 넘어서 가치를 다루는 영역으로서 제도가 되기 위해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사람에 대한 오래된 논쟁으로서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성악설과 성선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본 글에서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수동적 존재와 능동적 존재로 나누어보려 합니다. 수동적 존재라면 우리가 다루는 제도는 주로 외형적 기계적 도구로서 성격을 더 강하게 띄게 될 겁니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는 주로 눈에 보이는 개개인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나름의 정답으로서 행동을 제시하고 그 행동에 부합하는가를 판단하는데 초점을 둡니다. 능동적 존재라면 우리는 제도가 만들어 내는 외형적 기술적 행동보다 그가 행동을 하는 이유를 확인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는 이미 채용의 면접 과정에서 탐침질문이라는 형태로 일부 하고 있기도 하죠. 그(그녀)가 가진 경험과 정보력, 생각을 전개하는 논리의 방식 등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능동적 존재로서 사람을 바라보게 되면 행동의 외형에 대한 통제는 말 그대로 통제와 관리의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우리가  오늘날 중요하고 말하고 있는 내재화된 가치로서 조직문화에 다가가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게 될 겁니다.


나머지 생각 by opellie

instill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면 '주입시키다' '불어넣다' 등의 의미들이 나옵니다. 우리 말로의 해석상 그 단어가 왠지 일방적인 전달의 느낌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글에서 Selznick은 제도화를 적응적 과정adaptive process로 이해합니다. 적응적 과정이란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제 개인적으로는 일방적 과정이 아닌 상호적 과정으로 이해를 합니다. 그가 조직organization을 적응적 도구adaptive vehicle로 본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instilling value는 단순히 경영진 등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하리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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