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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16. 2016

잡생각-서른 어느 즈음의 사춘기

말 그대로 잡다한 생각들

Episode 1.
'다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커피숍에 앉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침 점심 저녁 하나씩의 약속이 잡힌 덕분입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커피숍에 앉아 있습니다. 저마다 무언가 일이 있겠죠. 저처럼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도, 친구와 만나는 사람도, 무언가 커피와 함께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도.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고시원에서 하루 한 끼 먹고살던 날에 종종 창문으로 바깥세상을 바라보곤 했었죠. 바깥세상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다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저는 답을 내리지 못했지요. 답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걸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고시원 창문을 넘어 세상으로 나와 어디론가 항하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온 게 어느새 십여 년이 지났습니다. 다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생각 중에 있습니다. 사실은 저도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목표를 없다고 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역시 생각은 생각을 만들어 냅니다.


약속시간이 다가옵니다. 가끔 이렇게 안 하던 일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듯합니다. 주변은 조용하진 않지만 생각보다 잡다한 생각들이 많이 들긴 하는 듯합니다. 생각들을 뒤로하고 슬슬 움직여 봐야겠습니다.

Episode2.
중도를 지키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평소답지 않게 지난 주말과 이번 주말 계속 저녁 약속이 생겼습니다. 저녁이 다되어 나가는 제 모습이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하철에 전세를 내신 어르신 세분이 계십니다. 이야기를 꼭 저렇게 크게 해야만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그러고 보니 전 가끔 ,  실은 생각보다 자주, 크게 말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그러게요. 뭐든 지나치면 안 되나 봅니다. 중도를 지키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Episode 3. 
 아들 사춘기인가 봅니다

"엄마,  아들 사춘기인가 봅니다." 밥을 먹다가 불쑥 멘트를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없었던 사춘기가 이 나이(?)가 되어서 왔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려니 대학원 원우분이 그러십니다. 한 번은 해야 하는 거라고.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마냥 NO를 외쳐보고도 싶고 잠시 내려놓고 어딘가 떠나고도 싶고 이렇게 대놓고 잡담도 하고 말이죠. 어떤 게 옳고 그른지,  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옳게 가고 있는 건지 등등.


세상은,

사람은,

그 속에 있는 나도,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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