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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01. 2016

직무? / 데이터?

Opellie의 HRM이야기 두 번째 질문

(메인 그림은 공감펀딩에 참여해서 받은 작가님의 책입니다.)

몇 년 전에 같이 일하던 차장님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이런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인사라는 일이 개인과 조직에 대한 정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권력을 가진 부서라고"

이 걸 포함해서 여러 관점에서 견해에 차이가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그 분과 저는 인사라는 영역에서 세분화된 서로 다른 영역을 맡으면서 좋게(?) 넘어갔었죠. 개인적으로도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사실은 참 많이 이야기를 했었고, 실무자의 입장에서 나름 정리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HRM 영역에서의 데이터는 대부분 비정형적인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효율성이 낮은 영역, 혹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면도 있습니다. 최근의 빅데이터와 각종 통계기법들이 이러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해주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데이터를 개인적인 경험과 결합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영역이 강하지만 최대한 이성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보는 연습을 하면 생각보다 그 예측은 나름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실 HRM 영역에서의 데이터는 앞에서 언급했던 대부분 비정형적 데이터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여기에는 '해석'이라는  행위가 개입됨으로써 주관적 성격을 강하게 갖게 되고 이로 인해 그 데이터는 그 자체로서 많은 공격을 받을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데이터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영역이 '직무'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제 브런치의 거의 앞쪽 글에서 HRM의 3요소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람, 조직, 직무의 세 요소이죠. 이 중 사람과 조직은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됩니다. 대신 '직무'는 주관성이 개입되기 이전에 기초자료로서의 '객관성'을 일정 부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객관성'은 사전적 의미의 객관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HRM영역에서 사전적 의미의 객관성이란 저 하늘에 떠 있는 별과 같은 존재랄까요.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그래서 HRM에서의 객관성은 사전적 의미의 객관성 대신 '주관적 합의'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주로 평가의 객관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용하긴 하지만 HRM의 영역 상당수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직무'의 '데이터'를 주목하는 이유는 '직무'가 사람과 조직이라는 두 요소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두 주체가 흔들려도 가운데의 연결고리가 건실하게 버텨준다면 웬만한 흔들림에도 견딜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직무' '데이터'를 열심히 이야기했으나 번번이 물 건너갈 듯했으나 다른 용건으로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실무 단계에서 추가 작업을 함으로써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생각보다 저에겐 중요했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는 직무에 대한 데이터를 기술해 놓은 양식들을 다시금 살펴볼 수 있었고,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수준이 아닌 무언가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도출하는 게 조직의 안정적 운영과 개개인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다양성/자율성과 통제/관리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기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양식들을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올리는 채용부터 HRM의 주요 기능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제가 고민하고 있는 양식들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이야기하고 이후 해당 기능의 일반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프로세스를 포함한 일련의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각 기능별 기본 데이터를 제시하고 그 데이터에 근거해서 실제 프로세스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이야기해 보는 형식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저도 기존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제 생각의 개선점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데이터들이 중요합니다. 개인과 조직, 직무 또 이 요소들이 결합되어 생성되는 정보들까지 모두 중요합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를 다 다루기는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직무'를 선택했습니다. 이 '직무'데이터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고 어떻게 실무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를 하나씩 그려보려고 합니다.

(어느 순간 매거진 글이 안 올라온다면 생각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혼자 끙끙거리고 있구나~ 생각해 주세요. )


경영의 미래/게리헤멀/세종서적에서의 문구를 인용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산업시대에 세워진 경영모델은 S곡선의 끝자락에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점진적인 개선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이는 우리가 새로운 경영모델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살짝 피해가고 있지만, 저 산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p1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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