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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ug 11. 2019

영화'세상을 바꾼 변호인'으로 보는『변화』라는 단어

변화는 우리가 만드는 작은 성공들이 만들어내는 것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주말을 이용해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라는 영화입니다. 성향 탓일 수도 있지만 지구를 구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보다는 자신의 일을 통해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가는 영화가 개인적으로 좀 더 재밌게 보는 듯 합니다.  

'다름'을 '잘못된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위 링크의 영화 소개에서 보듯 영화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사무실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사람들 속에서 '다른' 누군가가 등장하지요. 영화의 주인공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입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다름'을 '잘못된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 '다름'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사실은 합리적인 이유도 없는 '추정'에 기반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미 그 '추정'에 기반해 만들어 온 체계에 '합리화'하고자 하는 '힘'을 가진 이들이 등장하고 그 '추정'이 사실은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직시하고 그것이 단순히 '추정'에 불과함을 이야기하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이성은 모든 법의 영혼이다. Reason is the soul of all law』가 젂혀 있는 법정에서 '자연의 섭리'가 근거로 제시될 수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우리들이 사실은 항상 그렇지 않음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영화로 소개를 하고 싶습니다. 


뭐든 느끼는 게 출발점이죠.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얼마 전 개정 시행된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관련하여 단위 조직의 장분들을 모시고 간단한 설명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설명회가 끝나고 한 분이 나가시면서 이렇게 말하고 나갑니다. "나도 예전에 HR을 했었는데 지금은 못하겠다"라고. 개인적으로는 그 말이 참 고마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작년만 해도 제가 하는 HR에 대해 "틀렸다"를 말하던 분이었거든요. 영화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케년의 말에 이렇게 말합니다. "뭐든 느끼는 게 출발점이죠"라고. 혹자는 변화의 필요성을 기존의 경험에 근거해 애써 부인합니다. 반대로 어느 분들은 변화가 존재함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변화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에서 루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나라를 바꿔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건 법정의 허락 없이도 이미 시작됐으니까요.
이 나라가 바뀔 권리를 지켜달라는 겁니다. 


생각들이 바뀌어야 법이 바뀌는 거예요 / 케년

변화를 느끼고 있다면 그다음 단계는 변화를 생각으로 이어가는 것일 듯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레 제도로 연결됩니다. 이렇게 연결된 제도는 다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 다시 제도에 영향을 줍니다. 케넌은 "생각들이 바뀌어야 법이 바뀌는 것"이라 말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법이 바뀌지 않으면 문화의 변화는 무의미하다"는 루스의 말 역시 기억에 남는 건 생각과 법, 즉 마인드와 시스템은, 무엇이 먼저인가? 혹은 『A → B』와 같은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점 때문일 겁니다. 


입법 취지에 맞게 법을 수정해야 합니다. / 루스

일전에 제도에 대한 글들을 통해 제도는 일정한 의도 내지 목적을 가진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미 구체화된 제도가 더 이상 그 목적 달성의 필요성이 없거나 그 취지를 상실했다면 그 법은 수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HR이 만들고자 하는 궁극적인 상태가 HR이 필요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말과도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여기에서 '입법 취지'는 달리 표현하면 그 제도가 필요한 이유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우리는 일을 하면서 그 일을 왜 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했는가? 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는 점일 겁니다. HR 담당자도 '사람'임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최초 제도를 만들 때 흠결없는flawless 제도를 만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제도를 만드는 시점에서 최대한 예측하고 제도를 만들고 운영 과정에서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조정adjusting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더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린 이런 법들을 하나씩 고쳐가야 합니다. / 루스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조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종종 말하는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구를 구하는 hero가 아닌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small successes를 만들어가는 우리 삶의 hero가 될 수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small successes가 많아지면 그들이 모인 변화의 크기는 또 다른 모습이 되겠지요. 더불어『우리가 이런 법들을 하나씩 고쳐』감으로써 우리는 변화를 우리의 일상에서의 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변화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 됨을 의미합니다. 영화의 엔딩에서 실제 영화의 주인공에 대한 이후의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 사건들을 통해 일어난 실제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변화란 주어진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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