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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16. 2019

Intrapreneur로 시작한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

역설 그리고 기회 Paradox and Opportunity

얼마 전에 entrepernerur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기업가형 인재에 대해 아티클을 읽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사실 한 가지 마음 속에 편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럼 HR에서는 기업가형 인재가 필요하지 않은건가? 라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글들이 기업가형 인재를 사업체를 만드는 창업가의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그런 마음이 지난 번 글에서 협업의 개념이 포함된 개념으로 재정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Intrapreneur 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사내창업가' 정도로 의미가 나옵니다. 이 단어를 만난 『Corporations and Entrepreneurs: Paradox and Opportunity, Joel Ross, Business Horizen, 1987』에서도 intrapreneur를 corporate entrepreneur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내창업가'라는 표현이 충분히 맞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글을 보면 저자는 Intrapreneur라는 단어를 말 그대로 단순히 '사내창업가'가 필요하다 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저자는 관료제도에 기반하는 계획이나 조직구조, 예산 등의 필요성과 동시에 조직 내에서 혁신innovation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는 형태의 무언가에 대한 필요성을 오늘날 우리들은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일종의 역설적인 상황paradox를 마주한 셈입니다. 그리고 글의 말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도전과 기회는 entrepreneurship이 제대로 번성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조직문화를 계속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

바람직한 조직문화라는 어구(語句)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확성이 낮은 '조직문화'라는 단어에 화자(話者)가 누구인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바람직한'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뭔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 뭔지 알 수 없는 말인 셈입니다. 만일 우리가 현실에서 '꼰대'라 부르는 어느 분에게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수직계층적인, 회식문화가 강한 그런 형태로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겠지만 이를 보는 다른 이들은 달리 생각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Joel Ross의 이야기를 고려해 조직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볼 수 있 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

관료제적 관점에서의 구조, 절차, 기준, 가치cycle의 기본이 세팅된 상태에서 entrepreneurship이 일정 부분 허용될 수 있는 상태로서의 조직문화 

이 문장은 기본적으로 '균형'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인사기획과 인사운영이 서로 분리되어서는 안되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기획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수 있고 그러한 시도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도 흡수 가능한 쿠션을 기업들이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fast fail이 용인되는 문화로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죠.  관리자 관점에서의 기본적인 프로세스와 기업가 관점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공존하는 건 말은 쉽지만 사실상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균형'의 관점을 이야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화는 일종의 시소와 같습니다. 어느 한 쪽이 조금만 강해져도 균형은 무너지거든요. 균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 관찰하는 겁니다. 균형이 왜 무너지는지 어디가 무거운지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죠. 기업에서 이러한 모니터링은 결국 피드백과 소통으로 귀결됩니다. 상급자와 하급자간의 일을 중심으로 하는 피드백이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통행으로 실시간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실무자의 말은 아예 듣지도 않는다거나 특정 소수의 가신 체제로만 운영되는 조직은 이러한 균형을 이루는 게 쉽지 않겠죠. 만일 우리가 이러한 피드백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외형적으로 우리 조직이 수직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어디에 가서든 우리 조직은 수직이 아닌 수평조직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HR을 하고 있는 실무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최대한 실무자로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을 독차지하고 혼자 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HR에 대한 그림을 계속 그려나가기 위해 실무감각의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문화를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시적 영역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미시적 관점에서 접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거시적 영역으로 이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기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다행히도 조직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행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바람직함 어딘가에 한 걸음씩 조금 더 다가갈 수는 있겠지요. 지금도 그렇게 나아가고 있기도 하구요. 


조직문화를 이야기한다는 건 참 조심스럽습니다. 아직 이를 이야기할 정도로 지식의 깊이나 폭이 넓지 않은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고민하기 위해 여러 관점에서 의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조직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지름길일 수도 있으니까요. 


'바람직한'과 '조직문화'의 애매함의 시너지를 특정 단어나 문장으로 설명하기엔 우리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들은 너무 다양합니다. 다만 정의를 할 수는 없지만 대신 '합의'는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지향점에 부합하는 제도들을 만들고 시행하고 운영하면 됩니다. 제도를 시행함에 앞서 우리의 지향점을 저해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죠. 현실적으로 아직까지는 먼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실무자로서 그리고 계속 공부를 하는 사람으로서 언젠가 한 번 만나고 싶은 모습입니다. 


감사합니다. 


#Intrapreneur #HR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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