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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16. 2019

가까운 미래로서 '현재'를 계획하기

어느 새 10월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이제 정신없이 바쁠 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할 시간이기도 하죠. 잠시 시간을 내어 2019년도 결과평가와 다면평가를 시작으로 내년도 목표수립까지의 일정표를 일단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보기 시작합니다. 매년 하던 건데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면에서 저는 제가 가진 한계를 잘 알고 있기도 하거든요. 기록하지 않으면 곧잘 잊어버린다는 사실 말이죠. 물들어올 때 노를 젓듯이 생각에 발동이 걸렸을 때 기록도 해야 된다라는 나름의 기준(?)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런 저를 보며 계획적이라 말을 합니다. 물론 제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말이죠. 무언가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면 그 생각을 잊어버리기 전에 그걸 하느라 한 두 시간을 기꺼이 바치는 습성을 생각해보면 더욱 계획적일까?라는 질문에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계획'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앞으로의 일'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2019년 10월 중순에 2020년 2월까지의 일정을 미리 생각해보는 제 행동은 '미래'를 미리 준비하거나 생각하는 것으로 이야기해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다만 여기에 한 가지 '수식어'를 붙여보려 합니다. 바로 '가까운' 이라는 단어입니다. 


가까운 미래를 설계한다

위와 같은 제 행동을 저는 '가까운 미래를 설계한다'라고 말합니다. '가까운 미래'란 '곧 현실이 될 미래'라고 바꿔쓸 수도 있을 겁니다. 이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일종의 그림을 그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머리 속 어딘가에 지금 우리 기업에서의 HR이 10월 15일의 어느 지점에 있는데 2월 28일이 되면 어떤 모습이 되어 있어야 하는지, 그 때가 되었을 때 어떤 결과물들이 나와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 2019년 10월 15일부터 2020년 2월 28일까지 해야 할 일들과 해야 할 시기들을 정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그 가까운 미래에 만들고자 하는 산출물과 그 산출물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가?라는 업무 스케줄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요소들이 됩니다. 3년 혹은 5년 후의 미래를 그리는 건 제가 가진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사이에는 통제 외 변수가 너무 많거든요. 대신 가까운 미래를 계속 그려가며 이어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한 모습으로서 무언가가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개월 / 6개월 단위 목표

사실 위와 같은 행동은 우리가 OKRs 등에서 만났던 3개월 혹은 6개월 단위의 단기목표와 그 성격이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OKRs 등의 도구는 기업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것인 반면, 제가 하는 행동은 제 스스로 성과를 정의하고 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할 일을 기록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OKRs나 MBO를 이야기하면 혹자는 어짜피 일 잘 하고 있는데 쓸데없이 문서작업을 하는가?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이렇게 기간 내 산출물을 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굳이 평가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일하는 생각, 일을 기록하는 방식에 있어서 생각보다 유용한 도구라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 생각, 기록 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우리는 우리가 하는 분야에서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일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미래대신 현재를 계획한다

그래서 저는 미래 대신 현재를 계획한다고 말을 합니다. 여기에서 '현재'는 '곧 현재가 될 미래'를 포함하고 있겠죠. 제가 글에서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을 할 때의 '현재'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범위이기도 합니다. 


현재를 계획하는 가장 좋은 방법

'현재를 계획하는 가장 좋은 방법' 이라는 그럴 듯한 문장을 써 놨으나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정답을 원하셨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문장을 대신 소개드리려 합니다. 

What approach best suits your own ways of writing, thinking, and working?
- The Craft of Research Fourth Edition Wayne C. Booth et al, p97

개인적으로는 일을 하면서 나름 유명한 플래너 등을 사용해보기도 했으나 그렇게 돌아돌아 내린 결론은 저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론은 아래의 표입니다.  

빈 엑셀 파일을 열면 보이는 셀에 심지어 테두리 하나 그리지 않고 날짜만 기입하고 그 아래 할 일과 그 일을 완료했는지 여부를 check하는 칸으로만 구성되어 있지요. 요즘은 완료표기도 귀찮아지면서 다 한 일과 하지 않은 일들을 음영이나 글씨색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거의 5년 이상 엑셀로 이렇게 업무관리를 해왔으니 이젠 나름 저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를 계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의 인용글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가 일을 하고 무언가를 작성하고 일에 대해 생각하는데 있어 우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떻게 일할 때 가장 편하고 스스로 여유가 있게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 데 한 걸음 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의견을 덧붙이자면 우리가 하는 현재를 계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드시 화려하거나 거창한 무언가를 찾아야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엑셀에 일들을 기록하듯이 말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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