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Internal Branding / 최지훈 님 / 플랜비디자인
지난 달에 어느 HR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한 분이 앉으셨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 간단히 명함을 교환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HRD를 담당하시는데 일을 좋아하신다는 이야기에 반가워 하며 책을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처음 본 낯선 이가 대화라곤 불과 몇 분에 불과한데 갑작스레 책을 선물드리겠노라 이야기하는 게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탓입니다. 사실 저도 주로 직원분들과 이야기하면서 가끔 떠오르는 책들을 한 권씩 사드리곤 했었지만 처음 보는 분에게 그랬던 적은 처음이었지요. 세미나가 끝나고 온라인으로 책을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저 역시나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그 분의 말씀 처럼 덕분에 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도서명: 그래서, 인터널브랜딩
저 자: 최지훈 님
출판사: 플랜비디자인
성숙한 개인과 조직은 선택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조직과 사회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는 것이지요. p44
강점진단을 했을 때 나왔던 강점 중에 '연결성'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세상을 연결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할까요. 연결되어 있다는 건 달리 표현하면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연결되어 그들에게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영향력을 준다는 걸 의미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은 더욱 이런 연결성을 필요로 합니다. 이를 조직 내에서 우리는 '협업'이라 말합니다. 이러한 연결성은 때론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내가 아닌 다른 이의 관점이나 입장을 생각하는 것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문서를 파쇄하다가 세단기가 가득찼다면 어떻게 할까요. 우리가 파쇄하고자 하는 문서는 다 했으므로 그냥 가면 될까요? 아니면 다음에 올 누군가를 위해 세단기의 종이함을 비울까요. 선택은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딕 포스버리처럼 헌신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정해진 룰 안에서 전략과 문제해결의 방식을 바꿉니다. p120
정해진 룰 안에서 전략과 문제해결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 우리는 '정해진 룰'을 알아야 합니다. 스포츠라면 '정해진 룰'이 비규적 명확할 수 있겠으나 기업에서 알아야 하는 '정해진 룰'은 행동 하나까지 모두 정해진 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정해진 룰'은 우리가 '왜 그 룰을 만들었는가?', 즉 해당 기준 내지 제도가 의도한 목적 내지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취지를 이해했다면 그 취지에 대해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그들에게 공유되고 있다면 우리는 '사고'라는 도구를 통해 전략과 문제해결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겁니다. 직무의 분야에 적용해 보면 '왜 그 직무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치환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직무성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청과 공감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습관에 깊이 있게 연관된 '태도'로 교육으로 학습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청과 공감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으로 '관통논자'를 제안합니다. 관찰, 통찰, 논리, 자기표현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지요. p139~140
공감하며 한 가지 더 추가하면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넣어보려 합니다. 일에 대한 호기심은 그 대상을 중심으로 생각과 행동을 확장하게 하지요. 호기심은 관찰로 이어지고 자연스레 일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게 되겠지요. 이 호기심을 위해 우리에겐 한 가지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여유'입니다. 하루 8시간을 공식적으로 일을 하지만 그 8시간에는 우리가 호기심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포함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근로시간에 기반한 통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You call it procrastinating, I call it thinking"이 어울리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업무에 대해 예리하게 알아가고, 그 정체를 더욱 입체적이고 명확하게 알아갈수록 그 업무가 '그렇게 굴러갈 수 밖에 없는' 한계인식도 점점 증가합니다. p161
HR을 조금씩 알아가던 HR 1년차의 어느 날, 전날 모임에서 들었던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던 시간에 당시 대리님께 '이거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을 드렸었지요. 답을 듣는 데는 불과 몇 초 걸리지 않았어요. '우린 안돼' 라고. 이어서 이렇게 설명이 이어집니다. '그런 건 대기업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당시 제가 전 날 알게 되었던 건 '직무분석'이었고 점심시간에 이야기했던 건 우리가 매년 작성해왔던 매뉴얼에 지식/스킬과 같은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해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우리는 일에 대해 더욱 제대로 알게 되고 동시에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히 알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선택을 합니다. 한계로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머리는 하늘을 닿고 발로는 땅을 디딘다 라고 표현합니다. 땅이 하늘이 되기란 매우어려운 일이겠지만 하늘을 모르고 땅만 보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렇게 있으면 됩니다. 계속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수 있지 않을까요?
고통의 또 다른 말은 '불편함'입니다. (중략) 이러한 불편함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하나, 친숙해 지는 것입니다. p173~174
불편함과 친숙해지기 위해 우리는 '의도적인 연습'과 '의도적인 마주하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 의도적인 부분은 때론 '연습'과 '마주하기'가 어렵거나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불편함이 '사람'인 경우, 특히 그 사람이 '상급자'인 경우는 그렇습니다. 다만 일에 대해서는 '의도적인 연습'과 '의도적인 마주하기'가 제법 좋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나쁜 일은 놔두면 알아서 일어나지만 좋은 일은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혼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전달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입니다. p201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를 종종 마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어를 두 가지 유형을 구분합니다. 하나는 외형적 지위가 만들어준 인플루언서이고 다른 하나는 내재적 인플루언서입니다. 전자는 주어진 외형을 채우는 노력을 해야 하고 후자는 그 내재성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드러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간혹 외형적 인플루언서 중 그 내면을 채우는 노력을 경시하고 외형성이 전부인 양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작정 인플루언서가 아닌 우리가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의 크기도 작고 내용도 간결하지만 저자는 장황하지 않고 간결한 문투로 임펙트 있게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인터널 브랜딩, 또 하나의 개념을 머리 속에 담고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