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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Dec 04. 2023

너의 책은 사야겠다고 결심케 한

9-10. <Here Are My Hands> & <아기영어동요>




 딸에게 돌 전에 읽어주었던 책들 <Here Are My Hands>와 튤립사운드북으로 유명한 <아기영어동요>. <Here Are My Hands>는 6개월쯤, <아기영어동요>는 2~3개월 전후 딸의 터미타임을 위해 특히 많이 노래로 들려주고 읽어주었다. 이후로는 한글로 된 책들과 딸이 더 흥미를 느끼는 영어 그림책들을 읽어주느라 언급된 두 책은 기억에서 잊히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저 책들을 하나씩 나에게 들고 왔다. 오랜만에 읽어달라고 하는 듯했다. 






차례로 손, 발, 머리를 소개하며 각 부위의 기능을 함께 문장으로 나타내고 있다.
차례로 코, 눈, 귀를 소개하며 각 부위의 기능을 함께 문장으로 나타내고 있다.



 <Here Are My Hands>는 위 그림처럼 세계의 여러 나라 아이들이 신체 부위 하나씩을 소개하는 그림과 영어 문장 하나가 매장씩 등장한다. 문장구조 'Here is my (신체부위)' for (기능).'이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또 그림 속 아이들이 한 나라, 한 인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 여러 인종의 아이들로 나타난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이질감과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그림 속 손과 발 위에 자신의 손과 발을 올리는 귀여운 딸



 이 책은 아쉽게도 음원이 없다. 엄마가 최대한 놀아주듯 흥미롭게 읽어주는 수밖에 없다. 14개월 아기에게 제시된 영어문장을 줄줄 읽어주는 것보다 그림에 나타난 신체부위를 딸도 함께 찾아보고 그림 속 아이와 접촉하면서 소통하도록 유도했다. 영유아기에는 입이 아니라 몸으로 읽어야 효과가 더 좋음을 꾸준히 느끼고 있다.  



 실제로 읽어줄 때 Here are my hands for catching and throwing 전체를 읽어주기보다 그림 속 손을 가리키며 hands, hands, 손이라고 읽어주었다. 이후 '○○도 손'하면서 딸의 손을 그림 속 손 위에 얹었다. 그리고 두 번째 장 Here are my feet for stopping and going도 간단히 그림 속 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feet, feet, 발이라고 읽어주었다. 이후 똑같이  '○○도 발'하면서 딸의 발을 그림 위에 얹어주었다. 그랬더니 딸이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신체부위 중 손과 발을 더 빨리 인지하는 듯했다. 손과 발을 영어로 인지하고 기억하는 것은 수많은 반복이 필요할 듯하다.



 며칠 뒤에는 그림 속 아이와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해보기를 유도했다. 그림 속 공을 잡고 던지는 손, 얼굴 옆에 대고 있는 발 말이다. 하지만 아직 쉽지 않았다. 딸이 더 커가면서 그림이 나타내는 동작도 함께 하며 그 동작을 설명하는 for 뒷부분 영어도 함께 읽어주어야겠다. 여러 권의 일독도 필요하겠지만 몇 권의 다독을 통해 더 깊게 읽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뒷 장에 차례로 등장하는 머리, 코, 눈, 귀도 똑같은 방식으로 읽어주었다. 이 때는 딸에게 직접 찾아보라고 요구했다. '○○이 머리는 어디에 있어?', '○○이 코는 어디에 있어?' 하면서. 그랬더니 14개월 딸은 정확하게 자신의 머리, 코, 눈, 귀를 손으로 잡거나 만졌다. 그럴 땐 폭풍 칭찬과 따뜻한 애정을 담은 스킨십을 딸에게 해주었다. 맞아, 옳지, 그렇지 하면서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그리곤 또 놀면서 '엄마 코는 어디에 있어?', '엄마 귀는 어디에 있어?'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딸과 스킨십을 하며 책을 읽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아기영어동요 책과 책 속 동요를 음원으로 담고 있는 보라색 튤립사운드북



 국민육아템 중 하나인 튤립사운드북 중 영어동요로 이루어진 <아기영어동요> 책이 있다. 책 안에는 총 5 곡이 들어있는데 아래 사진처럼 'Mary Had a Little Lamb', 'Bingo', 'The Wheels on the Bus'와 사진에는 없는 'The Muffin Man', 'The Eensy Weensy Spider'이다. 각 동요의 내용을 간략히 나타내는 그림과 곡의 가사, 뒷장에는 동요와 연관된 다른 상황과 익힐 수 있는 짧고 간단한 영어 표현, 의성어, 문장들이 있다.  



'Mary Had a Little Lamb'의 가사, 뒷장의 다른 상황과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영어 표현
'Bingo'의 가사, 뒷장의 다양한 동물들의 울음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The Wheels on the Bus'의 가사, 뒷장의 다른 상황과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영어 인사 표현



 <아기영어동요>는 딸의 생후 2~3개월 전후로 터미타임을 위해 딸을 엎드리게 한 후 얼굴 조금 앞에 책을 세워두고 튤립사운드북을 재생시켜 노래를 자주 들려주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더 효과적일 것 같아 터미타임에 애쓰고 있는 딸 앞에 누워 눈을 맞추며 동요를 몇 번이고 불러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자연스레 동요가 다 외워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튤립사운드북을 틀지 않고 책을 보여주며 내가 노래를 직접 불러주었다.



 최근 딸이 오랜만에 읽어달라고 나에게 책을 가져왔을 때에도 튤립사운드북은 필요 없었다. 우선 'Mary Had a Little Lamb'를 읽어줄 때 노래를 불러주기 전 그림부터 딸과 함께 보았다(맨 위 왼쪽 사진참고). 소녀를 가리키며 이 아이는 Mary야. 바로 옆에 있는 양을 손으로 가리키며 매~매~ 양이지, lamb, lamb 하며 일러주었다. 그리곤 노래를 불러주었다. 노래 속에서 Mary가 나올 때마다 손가락으로 소녀를 짚어주고 lamb이 나올 때마다 손가락으로 양을 짚어주었다. 



 노래를 다 부르고 뒷장으로 넘겨 그림을 먼저 즐겼다. 그림 속 바나나, 딸기, 포도, 나비 등 딸에게 익숙한 것들을 발견하며 손으로 가리키고 우와 바나나네 했다. 그리곤 바나나의 영어발음도 들려주었다. 이후 Mary와 매매 양이 맘마 먹으려나 봐. Mary가 Let's have lunch 하네. Let's have lunch. 매매 양은 맘마 먹고 기분이 아이 좋은가 봐 I'm happy. I'm happy. 하면서 나도 활짝 웃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아기영어동요>에 수록된 모든 동요들의 그림 선감상, 동요 불러주기, 뒷장 그림 선감상, 영어 표현이나 의성어를 실감 나게 동시에 간단히 읽어주기로 끝맺었다. 특히 'Bingo' 뒷장의 농장 동물들의 울음소리는 딸이 곧잘 따라 해 동물들을 우리말, 영어로 알려주고 울음소리 내느라 바빴다. 그리고 'The Wheels on the Bus' 뒷장에서는 안녕, Hello, Good morning을 위주로 알려주었고 그림 속 아이들에게 딸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도록 했다.  



 딸의 그림책들 중 잊혀가던 두 책 <Here Are My Hands>와 <아기영어동요>. 지금도 어리고 어린 아기지만 더 어릴 적 딸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이 책들을 통해 그간 성장한 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촉촉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에 기분이 몽글몽글 좋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영어와 책을 통해 딸과의 추억이 쌓여가는 이 시간들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1살 딸이 나에게 알려주는 네 가지 답:
 1. 쓸모없는 책은 없는 것 같다. 그 책을 만나는 특정 시기가 있을 뿐.
 2. 입보다 몸으로, 밋밋하게 보다 과장해서, 책 속 그림과 똑같이 보여주기 그리고 읽어주기
 3. 영유아기에는 많은 책 보다 몇 권의 책을 장시간동안의 다독을 통해 깊이 있는 책 읽기와 배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4. 많은 칭찬과 엄마, 아빠의 따뜻한 스킨십은 딸에게 그림책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시간으로, 가장 오래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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