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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실 Jul 19. 2024

열하일기

박지원 지음. 고미숙 옮김

바야흐로 『열하일기』시즌이다.

고미숙선생의 해설?인 것으로 일부러 구해 읽었다.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단 하나의 텍스트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또 동서고금의 여행기 가운데 오직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또한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열하일기』는 이국적 풍물과 기이한 체험을 지리하게 나열하는 흔해 빠진 여행기가 아니다. 그것은 이질적인 대상들과의 뜨거운 '접속'의 과정이고, 침묵하고 있던 '말과 사물'들의 살아 움직이는 '발굴'의 현장이며, 예기치 않은 담론들이 범람하는 '생성'의 장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열하일기』를 통해 아주 낯설고 새로운 여행의 배치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고미숙 선생의 해설로 시작된다.

첫 글은 <도강록>으로 서문에 해당된다.

책에 올려진 날짜는 음력을 사용했다고 한다.

상권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호곡장을 옮겨본다.


상권. 138쪽 갑신일 7월 8일 맑음

...(중략)...

140쪽

하지만 갓난아기의 본래 정이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야.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에는 캄캄하고 막혀서 갑갑하게 지내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탁 트이고 훤한 곳으로 나와서 손도 펴 보고 발도 펴 보니 마음이 참으로 시원했겠지. 어찌 참된 소리를 내어 자기 마음을 크게 한번 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우리는 저 갓난아기의 꾸밈없는 소리를 본받아서,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면서 한바탕 불어볼 만하고 장연(황해도의 고을이름)의 금모래밭을 거닐면서 한바탕 울어볼만하이.

이제 요동벌판을 앞두고 있네. 여기부터 산해관까지 1,200리는 사방에 한 점 산도 없이 하늘 끝과 따이 맞닿아서 아교풀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하고 예나 지금이나 비와 구름만이 아득할 뿐이야. 이 또한 한바탕 울어볼 만한 곳이 아니겠는가!


부연하고 싶은 대목은 아래 사진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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