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1
일본 여행기라고 쓰고 나니 무언가 거창한 생각이 든다. 절대 거창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
고등학교 시절에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다. 역사적인 면에서 우리와 적대적인 나라의 언어를 왜 배워야 하느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일본어 선생님은 칠판에 이렇게 쓰셨다.
그 문장 하나로 다소 흥분되었던 가슴속이 누그러들었다.
그 말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바라보던 눈초리도 조금은 순해졌던 것 같다.
이번에 일본을 처음 간 건 아니다. 꽤 여러 번 여행했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더냐.
예전에는 친정 식구들과 했었는데 이번에는 시집 식구들과 여행했다.
시집 식구들이 일본은 아니지만, 친청 식구들처럼 완벽하게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오랜 결혼생활 때문인지 시댁이라는 거스러미의 각이 둔해져서인지 그럭저럭 편안했다.
김포에서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서울 하늘은 흰 눈이 내리다 말다를 계속했다.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였나? 퍽 추웠다. 이륙을 앞둔 비행기는 약 1시간여를 늦춰 이륙했다.
이륙 전 비행기 제설작업을 했다. 언젠가 이 광경을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워낙 오래전이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아무튼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며 대충 세수한 내 얼굴과는 다르게 비행기는 말끔히 목욕까지 하고 사뿐히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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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게 기내식이다.
대한항공이라 그런가 한식으로 나왔다. 음료 선택을 하는데 아사히 맥주를 선택했다. 망했다. 오늘따라 맥주가 너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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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이 환하다.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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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도착한 오사카성.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 축성했다고 한다.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 봤다. 일본 영웅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기가 층층마다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었다.
임진년 1592년의 영웅 이순신을 우리가 잊지 않듯이 일본인들도 도요토미히데요시를 잊지 못하나 보다. 나는 대한민국국민으로서 그의 이름 네 글자, 풍.신.수.길.을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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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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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벌써 봄이다. 동백에 홍매화까지 피었다. 오사카 성에도 봄이 오나 보다. 성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눈발이 제법 굵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내려와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차가운 몸을 녹였다.
약 50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적은 어디에 있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일진데, 나의 적을 생각하며 일본 여행 1일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