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남 - 스쳐지나지만 인연이다.
편의점의 시간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본업을 퇴근하고 두 번째 직장에 출근을 하면 전자레인지 회전판을 세척하고 , 하루 종일 방문했던 사람들이 즐겨 찾던 커피머신에 남겨진 흔적을 청소한다. 쿨러에 들어가 비워진 음료를 채워놓고 라면 매데를 채우면서 하나씩 빈 곳을 채워간다. 고객이 오면 카운터에 대기하여 결제를 돕고 또 인사를 하는 일이 반복된다.
그렇게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카운터에서에서는 타인의 직업도, 연령도 살펴지게 된다. 때론 궁금해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아마 이런 아르바이트생은 첨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느 시골의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온 화가들을 만나기도 하고, 시골학교와 교회를 배경 삼아 영화의 한 장면을 촬영하러 오기도 한다. 이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아주 잘 생긴 연습생을 만나고 영화감독을 만나기도 한다.
유명한 배우도 있지만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던 배우들도 만날 수 있는 장소
그래서 참 재밌는 두 번째 직업이기도 하다. 정해진 한도에서 음료를 챙기고, 평범한 일반인도 먹는 막걸리도 사는 모습. 그냥 참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리네 제조업과도 비슷한 풍경도 엿볼 수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면 모두 오픈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영화를 지지해 주는 영화관이 없다면 개봉을 못한다고 한다. 누군가의 열정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그냥 시들어 버린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이 아파오기도 한다.
30일 기준 270일이 지났다. 오늘도 여느 날과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다. 학생이 한 명이 과자를 계산하고 이곳이 어느 지역인지를 물어왔다.
학생의 이야기를 잠깐 듣고 나는 과거를 또 말하고 있다.
나도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엄마와의 감정이 해결되지 않으면 또 다른 사람과 그 감정을 갖고 부딪히게 된다. 그러기에 지금의 감정을 잠깐 내려놓고 화해를 하기 바란다고 말을 전한다. 평범하지만 비범하게 살지 못했던 과거의 순간들이 많이 아쉽기에 오늘도 더 좋은 나를 만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10년 학생의 모습을 그려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과거에 나는 누군가의 폭력에 그냥 맞기만 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때린 사람보다 더 잘살아내기 위해 선택을 한다고 했다.
만남도 선택이다. 내가 이 작은 편의점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누군가의 반감 없는 대화 속에서만큼은 아주 작게라도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6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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