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잔향 - 여섯째 생일날
여섯째 생일날
뭣이 이쁘다고,
이른 새벽 부뚜막,
가마솥에 보글보글
미역국 향이 퍼진다.
보들보들 퍼런 미역 한 줌,
물 한 바가지 부어,
얇게 손질한 소고기 한 뭉치,
정성 담아 국물이 우러난다.
봄도 있고, 가을도 있건만,
땡볕 여름에 태어난 너,
뭣이 이쁘다고,
가마솥에 미역국 그득하다.
막걸리 섞어 밀가루 반죽,
봄에 여문 완두콩 한 줌 넣고,
정자나무 아래 학고방,
과자 몇 개 소박히 놓인다.
더운 여름 세상 빛 본 너,
뭣이 이쁜지,
생일날이 다가오면,
이마 땀 훔치며 엄마는
보글보글 미역국 한 솥,
사랑으로 끓여낸다.
오늘의 제시어는 사랑의 잔향이다.
시골집에서 보냈던 생각이 난다. 외양간 소를 위해 풀베어 오던 오빠, 모깃불 피우고 부엌에서는 엄마가 저녁준비를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 해인가는 장마철 비가 억수로 쏟아진 적이 있다. 그때 우리 집에서는 키우던 소마저 고삐가 풀려 탈출했다. 어른들은 검은색 우비를 입고 신작로로 달려 나가 한쪽에서는 몰고 한쪽에서는 워워하면서 진정시켰던 풍경이 떠오른다.
내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 왜 난 엄마의 마흔과 다를까 생각했다. 다른 마흔을 맞이하고 오십을 맞이했다
어머니의 위대함을 빼어 담을 수 없지만 지금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며 또 다른 나에게 사랑을 남긴다.
오늘 저녁은 미역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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