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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로 살기 시작합니다.

나도 이젠 꼰대가 되었습니다.

by 주부아빠

큰 아들 생일은 1월 13일,
아내의 생일은 1월 31일,
그리고 제 생일은 25일입니다.

1월 생일이 많다 보니, 생일파티는 큰 아들 생일날 한 번에 몰아서 합니다.

13일에 생일축하 노래를 세 번 부릅니다.
선물교환도 이날 모두 건넵니다.
선물준비를 못했다면, 서로서로 주지도 받지도 않을 때도 있습니다.

1월 한 달은 생일축하의 달입니다.

언제부터인가 31일이 되면 아내의 생일축하를 다시 합니다.
왠지 서운하다는 아내의 말에 생일을 또 축하합니다.
간단하게 케이크를 준비하고 급하게 배달음식도 주문합니다.
그럭저럭 생일파티 분위기를 내 봅니다.

13일에 끝난 줄 알았던 생일축하를 한 번 더 하면서 1월을 마감합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25일 내 생일은 잊혔습니다.
선물함에는 가족들이 보내준 상품권이 남아있지만, 축하의 기쁨은 없습니다.

아들과 아내는 모두 각각 축하를 해주는데.....
나도 조금씩 서운해집니다.


올해 1월 25일에는 내가 직접 내 생일을 챙겼습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외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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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내가 준비한 생일파티입니다.

묻히는 내 생일을 직접 챙겼습니다.

나라도 내가 챙기고 싶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걸 보니, 마음과 생각이 늙어갑니다.
한 살 더 먹었으니 당연히 더 늙었습니다.

조언과 잔소리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설득보단 포기를 선택하기 시작합니다.
생각의 젊음을 위한 독서가 귀찮아졌습니다.
모험과 도전보다 안락한 현재를 지키려고만 합니다.
내 확신과 소신이 틀릴 수 있다는 유연함이 조금씩 굳어집니다.

나도 이젠 꼰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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