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부아빠 Jul 03. 2020

여행을 떠나요(1)

캠핑을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아이들의 모습은....

캠핑을 떠났습니다. 엄마는 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남자 세명만 출발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처음 엄마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엄마는 캠핑을 반대했습니다. 몇 번의 설득과 나름의 대안을 제시 한끝에 결국 엄마는 허락했습니다. 허락에 조건을 달았습니다. 매일 온라인 수업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가능한 먼 곳, 사람이 몰리지 않는 곳, 가능한 조용한 곳으로 정했습니다. 검색은 아이들에게 맡겼고 장비는 아빠가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찾아낸 장소는 여수에서도 배를 타고 1시간 30분 걸리는 조그마한 섬으로 정했습니다. 다행히 그 섬에 있는 해수욕장에 캠핑장이 있었습니다. 검색한 결과 캠핑장에 있는 샤워장과 화장실이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되어있는 곳이었습니다.


김포-여수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비시즌이라서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팅을 했습니다. 여수에 도착해서 시내를 구경했습니다. 여객선터미널 근처 관광지를 둘러보았고, 수산시장에서 물고기도 구경했습니다. 점심은 자장면 집에서 먹었습니다. 검색해보니 그곳에 화교 출신의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중화요릿집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회집보다 중국집을 선택했습니다. 


자장면에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바닷가라서 자장면에 각종 해산물이 많았습니다. 탕수육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찹쌀 옷을 입힌 부드러운 탕수육이었습니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배를 탔습니다. 아이들은 뱃멀미에 잔뜩 긴장했지만, 배가 크고 파도가 조용해서 멀미 없이 배 여행을 즐겼습니다. 


하루 동안 많은 것을 탔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공항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여수까지 하늘을 날아왔고, 공항에서 여객선 터미널까지 여수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이동수단을 하루 동안 모두 타고 즐기는 기분입니다. 


비행기에서 창밖 구름 위를 보는 아이들의 표정과 배 위에서 먼바다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다릅니다. 하늘 위에서는 기대와 흥분이 가득해 보이고 바다 위에서는 깊은 생각 속에 빠져있는 듯한 표정입니다. 


배 위에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캠핑이 처음인데, 기분이 어때?"


아이들은 캠핑이 처음입니다. 여행은 호텔과 펜션을 이용했습니다. 텐트를 치는 캠핑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평소 깔끔하고 까탈스러운 큰 아들이 털털하고 무던한 작은 아들보다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큰 아들은 처음 떠나는 캠핑이 기대된다며 살짝 들뜬 표정입니다. 오히려 작은 아들은 게스트하우스나 펜션이었으면 좋겠다며 투덜거립니다. 의외의 반응에 아빠가 의아해합니다. 


캠핑을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텐트를 쳤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갯바위 사이사이를 뛰어다닙니다. 바닷가 생물을 따라다니고, 돌멩이들을 들춰보기도 합니다. 지금 이곳은 오로지 우리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파도소리뿐 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