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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Feb 13. 2021

아르바이트를 다녀왔습니다.

성실함이란 정성스럽게 참되다는 뜻.

정육점을 운영하는 친구에게서  아르바이트 부탁을 받았습니다. 가게에 나와 계산만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명절 전에는 준비할게 많고, 명절이 다가오면 손님이 많아서 바빠져 일손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을 합니다. 이번 새해에는 가족모임도 하지 않기로 했기에 운동삼아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정육점은 공산품을 파는 곳이 아니기에, 고기를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루 종일 고기의 기름을 제거하고 요리하기 편하고 먹기 좋게 다듬고 손질해야만 상품이 되어 손님 앞으로 진열됩니다. 손님들의 취향도 제 각각입니다. 고기의 두께와 넓이가 다르고, 좋아하는 크기와 모양도 다릅니다. 정육점 직원들은 손님의 요구와 취향에 맞춰서 판매하는 게 일입니다.


판매에 신경 쓰다 보면 전날 손질해 놓은 고기들은 어느새 다 팔립니다. 내일 판매할 고기를 준비하기 위해 야근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밤샘도 합니다. 명절에는 선물세트 주문이 들어옵니다. 고기를 세트용으로 따로 작업해서 포장하고 우체국에서 가서 우편택배를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준비해야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손님들은 좋은 고기를 싼 가격에 사기 위해서 동네의 정육점들을 돌아다닙니다. 그리곤 친구네 가게에서 고기를 삽니다. 고기를 사 가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 집의 고기는 맛도 좋지만 손질이 잘 되어 있어서 집에 가서 손댈 게 없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결국, 정육점은 사장님과 직원이 얼마만큼 성실하게 고기를 다듬고 손질하느냐에 따라서 손님의 방문이 결정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육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성스럽고 참되다'는 뜻의 성실함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정성스럽고 진실되게 하며 살아야 함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30년 동안 열심히 살아온 친구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

일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많은 생각과 만났습니다. 내가 가장 성실해야 할 우리 가족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한 나의 성실함은 어느 정도인지를 고민하고 반성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친구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아르바이트 급여를 계좌로 입금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편안하게 알아서 출퇴근해도 된다는 말과는 다르게, 나의 출퇴근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한 메모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일한 시간을 분단위로 정확하게 계산된  금액을 보냈습니다.


친구가 이렇게까지 성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친구가 조금만 더 여유롭고 넉넉해지기를 소망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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