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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 Oct 02. 2022

그리다 12회 차 모임

스승님의 화실을 가다

심수환 작가님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원데이 클래스 이후 감동받은 우리는 스승님께 화실에 놀러 가도 되냐고 막무가내로 요청을 했고 감사하게도 초대를 해주셨다.

 와중에 몇몇 맴버들의 코로나 격리 날짜를   연기가 되어서 미룬 끝에 날을 잡아 가게  날이었다.

선물로 무엇을 할지 고민 끝에 와인을 골랐는데 와인을 좋아하신다며 기쁘게 받아 주셔서 다행이었다.

이곳이 화가의 화실이구나!

생각보다 널찍한 장소에 직접 꾸미셨다는 센스 있는 인테리어가 매력적인 곳이다.

화실 공간과 작업공간을 분리되어 있고 편안한 재즈음악이 흐르는 공간.

한때 디제이도 하셨다는 스승님은 음악도 조예가 깊으신  같다. 한쪽에 엘피판도 가득했다.

대안학교 교육자로도 일을 하셨고,사회 운동에도 관심이 폭 넓으신 분. 그야말로 지성인이시다.

작업공간에 다양한 그림도구들과 직업 중이신 그림들이 있다. 또 어떤 멋진 그림들이 탄생할지 기대가 된다.

우리에게 손수 차를 대접해 주시는 스승님.

깔끔하고 정갈한 화실 분위기에  다들 원래 화가들 작업실은 정신 없고 지저분할거라는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 주셨다.

따뜻한 차와 함께 하는 그림과 음악이 있는 공간.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궁금한 게 많은 멤버들의 쏟아지는 질문 세래에 답변을 차근차근해주시는 스승님.

 그리고 싶은 욕심내는 우리들을 위한 현명한 처방전을 내려 주신다.

요즘 우리 멤버들은 어떻게 하면 색을  쓰는지, 어떻게 그려야  그리게 되는지에 많은 욕심이 생기고 있다.

그림은 이제 그릴  있게 되었고, 나아가   그리고 싶은 것이다.

어찌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간파하고 다시 본질과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 주시는 스승님.

우리가 그리고 있는 그림들은 크로키의 일종. 

크로키는 음식으로 따지면 인스턴트 음식인데  자꾸 메인 요리가 되려고 하느냐일침과 함께 가볍게 편안하게 내가 그릴  있는 만큼 그리면 된다는 것이다.

요즘 인물을 그리고 있는데 표현이   된다는 우리들에게 크로키에서 인물은 특징만 표현해도  사람의 느낌이 난다고 하시며 정밀하게 그리는 초상화가 아니라고 하신다.

크로키는 선으로 표현하는 그림이라 면으로 표현하는 수채화나 유화와 다른 그림이다.

저렇게 그 사람의 특징만 잡아 그리기만 해도 닮아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나를 그려주셨는데 진짜 느낌이 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화가처럼 잘 그리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건 전문 화가들의 영역이다.

더 잘 그리고 작품다운 그림을 그리려면 더 전문적으로 배워야 하고 장시간 노력해야 한다.

스승님 역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서 이만큼 그리게 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는 크로키로 일상의 모습들을 담을 때는 힘을 빼고 나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삶을 돌아보고 주변을 관찰하여 보이는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고 그림 글로 표현하다 보면 나만의 그림, 나만의 작품이 된다는 .

고작 3개월 그리고이런 욕심을 부리는 우리들은 숙연해졌다. 본질은 보지 못하고 욕심이 앞선 것이다.

깊은 깨달음의 시간이었던 값진 하루.

스승님 말씀의 핵심은 그림을 그리는 자체를 즐기고 계속 놓지 않고 그리다 보면  그리게 다는 것이다.  전에 삶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작은 일상의 소중함과 나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는 .

내가 쓴 그림 일기책을 책상 한편에 소중하게 놓아두신 스승님.

작년 스승님께 배우면서 100일 동안 1일 1 그림 했던 그림과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들게 되었는데 스승님께 보여 드렸더니 잘했다 칭찬해주신다.

스승님의 크로키 그림들도 책으로 내실 예정이고 현재 작업 중이시다.

작년에 내가 스승님 그림들을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럴  까지는 아니라며 겸손하게 사양하시던 모습이  한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된다니 좋다.

스승님의 크로키에는 소소한 일상부터 풍경, 사회문제, 인권 같은 주제들도 다루신다.

스케일이 다르시다.


마음은 홀가분해지고 머리엔 깨달음으로 가득 차 돌아오는 하루였다.

"우리는 이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멋있냐?" - 심수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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