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인트 칠
말 그대로, 손님이 앉는 의자에 페인트 칠을 한다. 이전에 페인트 칠한 게 옅어져서 덧대기 위함이다. 안전청결 캐스트의 복장에 옷이 묻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니, 짙은 남색의 작업복을 겹쳐 입는다. 의자가 필요한 곳은 손님이 피크닉을 하는 장소다. 이를 피크닉 가든이라 불렀는데, 페인트 칠을 하는 동안은 안전제일 테이프로 결계를 쳐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의자를 칠하다가 페인트가 튀어서 손님의 옷에 묻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캐스트가 벌인 일이라면 옷 값을 누가 배상할지도 골이 아파진다.
칠하는 동안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렸을 때 갈색으로 나무 그림을 색칠하던 때가 기억난다. 캐스트 4명 정도가 손바닥만 한 붓을 들고 의자를 쓱쓱 칠하다 보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복잡했던 머릿속 생각들이 새로운 칠로 덮어지듯 단순해진다. 모든 부분이 새롭게 칠해진 의자는 다시 먼지와 오물을 뒤집어쓰겠지만, 칠해버리면 그만인 것. 페인트 칠로 새것이 되는 의자처럼 복잡한 생각도 단순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2. 로리 얼굴 단장
정확히는 로리 공주의 얼굴처럼 꾸민 잔디에 있는 잡초를 제거해서, 멀리서 봤을 때 계속 로리 얼굴로 보이게끔 하는 작업이다. 동료 캐스트 말로는 면도를 시켜주는 느낌이라 하더라. 공주에게 면도라니 모욕적일지도.
잡초를 제거하다 보면 '잡초 몇 개 제거한다고 로리 공주 얼굴이 깔끔해질 리가 없을 텐데' 싶다. 하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고 열 발자국 떨어져 전체적인 로리 공주의 용안을 보면 깔끔해져 있었다. 작업할 때는 로리 얼굴을 세포 하나하나를 보듯 잡초를 제거하다 보니 그림이 보이지 않았는데, 멀리서 보면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서 얼굴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안전청결 캐스트의 역할도 이와 비슷해 보였다. 업무를 할 땐 이걸 누가 알아주나 싶지만, 캐스트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이 롯데월드를 이뤄내고 있음을 깨닫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