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어떤 트레이너가 합리적인가

by 또자

원문 : https://blog.naver.com/cjswogudans/222026077182


이번 글의 제목이 <의심> 인 이유는, 인간의 의식이란 전혀 믿을 만한 존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식이란 본질적으로 편협하며 간사하고 좁은 시야를 지니고 있다. 의식이란 본질적으로 지향적이게 태어났기 때문에 간사하다. 자신의 위치에 맞게 끊임없이 해석을 수정하며 남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며 자아를 치켜세우려 한다. 의식이란 본질적으로 편협하며 먼 미래를 보지 못한다. 자신의 미래를 더 넓게 계획할수록 실제 정답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근본적으로 늘 실패하게 된다. 실패의 경험이 누적되면 그것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하고 현대사회 최고로 실패한 전략인 욜로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식이 편협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신경 활동의 일부가 의식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신경계의 전체 활동을 통합적 활동패턴이라고 정의하였을 때, 이 단어를 다른 말로 부를 수도 있다. 식Sciousness이라는 용어이다. 즉 식 안에 여러가지 패턴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식에는 총 세 가지가 있는데, 의식Consciousness, 무의식Unconsciousness, 비의식Nonconsciousness이다. 의식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인지 가능한 신경 활동을 말한다. 이는 지향적이거나, 산개되거나, 흥분하거나, 차분하거나, 집중한다. 무의식은 의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의식이 접근하지 않는 신경 활동을 말한다. 이는 꿈, 습관, 억압, 트라우마 등으로 볼 수 있다. 비의식이란 애초에 의식이 불가능한 신경 활동으로 대표적인 계통이 항상성계와 피질하구조에서 생성되는 기억 인코딩 패턴이다. 우리는 기억을 하지만, 기억하는 과정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KakaoTalk_20200629_103803425_(1).jpg?type=w966 의식적 지각은 복잡한 신경 패턴의 일부일 뿐이다. 지각하고자 하는 맥락에 따라 동일한 대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게슈탈트 현상을 보라


이러한 복잡한 계통이 합쳐진 것이 바로 '식'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빙산의 일각 정도만 의식으로 표출된다. 학생이 교수에게 묻는다. "A는 B가 맞습니까?" 교수가 답한다. "A는 B가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학생이 반문한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주십시오" 교수가 답한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이런 경우가 대표적인 의식의 한계이다. 한 문장 안에 너무나 많은 신경 활동의 응축이 담겨 있는 경우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이 일말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는 신념 또한 실제로 믿을 것이 되지 못한다. 과학은 모든 것을 의심하며 허무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는 모든 것을 믿으며 안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이나 종교는 진리인가?



이에 대해 물리화학자인 야코뷔스 반트호프Jacobus Henricus van't Hoff는 "과학은 검증 가능한 진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상상력"이라고 했다(에델만의 책에 인용되어 있다). 즉 과학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의식이 지배하는 아래에서 만들어진 창조물이다. 또한 각 과학분야(물리학, 화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들)가 설명할 수 있는 입자 단계는 정해져 있으며, 그 이론이 조절할 수 있는 입자 단위에서 벗어날 경우 이론은 힘을 잃게 된다. 따라서 과학은 진리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단계에서는 현상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


image.png?type=w966 각 학문이 다룰 수 있는 물리적 범위. 그 이상 벗어나면 이론적으로 오류가 발생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대표적으로 속이기 쉬운 것이 식욕이다. 식사때가 되었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은가? 그렇다면 유투브에 쯔양을 검색해라. 당신은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RwVrlNU6oTM&feature=emb_title



실제로 배고픔이란 전적으로 신호와 호르몬에 의존한다. 당신이 실제로 영양소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밥만 먹으면 많은 양을 먹지 못하지만, 친한 친구와 함께 맛있는 술 한 잔 곁들이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식사를 나도 모르게 먹어치운 뒤일 것이다.



요가에서 가장 흔한 의식적 착각은 햄스트링에 대한 것이다. "나는 햄스트링이 아직도 타이트하다" 이 문장은 전적으로 오류이다. 실제로 햄스트링의 타이트함은 다른 구조물의 뒤틀림(기계적, 신경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햄스트링은 그 자체를 움직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타이트하게 만들기는 더더욱 어렵다. 주로 둔근과 고관절의 문제로 인해 타이트하다고 느끼는 것인데, 인간의 의식은 전혀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어 다리를 찢게 하고 뒷다리를 파열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굴을 마구 하게 된다. 지금 나보고 그렇게 하라고 하면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예전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심하게 몇 년간 뒷다리를 늘인 적이 있다.



트레이닝에서의 가장 흔한 의식적 착각은 가동성에 대한 것이다. 특히 어깨관절과 고관절의 가동성을 몇 가지 움직임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어리석은 시도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고관절이나 어깨 관절은 가동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움직임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그 평가 항목을 관절당 20~30개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올바른 '평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술적 이유로 인하여 해부학적 움직임은 굴곡, 신전, 외전, 내전, 외회전, 내회전의 범주화로 규정되고 말았다. 트레이너는 이 악마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한 평가를 트레이너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뇌가 인지적으로 범주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이해하기 쉽고, 남들에게 설명하기 쉽기 때문에 그것을 <진리>라고 굳게 믿는다. 왜냐하면 이해도 쉽고 설명도 쉽다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기적 생존을 위해 지성과 자존심을 팔았다. 하지만 실제로 능력이 좋지는 않을 것이 분명한데 그것은 인체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위를 인지 규격화의 함정에 빠져 무시하고 있어서이다.



image.png?type=w966 기억의 몇 가지 유형. 고유수용기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트레이너는 세 번째 유형의 기억으로만 인간 현상을 설명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해하기 쉽고', '설명하기 쉽다'면 '카피하기도 쉽다'. 기능적 움직임(아무도 정의하지 못하지만 상품을 팔고 있는)에 대한 개념은 내가 거의 요가에서 처음(실제로 처음은 아니었겠지만 초창기는 확실하다) 도입하였고 그 당시에만 해도 아무도 기계수용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모빌리티와 능동적 움직임 가동범위 확보 유연성 아웃을 외치고 있다. 그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가동성을 도입하여 먹고 살던 사람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매우 불리한 환경에 놓일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범주화된 울타리를 스스로 부수기는 쉽지 않으므로(부수고 싶어도 자신이 뱉어낸 말이 있어 줏어담기 힘든 경우일 수도 있다) 결국 변화는 없을 것이다.



오직 물리적 활동만이 인과적이다. 그것은 변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물리학). 인간의 신경계로 말하자면, 모든 통합적 활동패턴을 전부 측정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이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인과적이다. 그러나 의식은 인과적이지 않다(심리학). 의식은 앞뒤도 없고 논리도 거의 없으며 주로 은유와 축중성, 모호함에 의존한다. 그러한 특질은 풍부한 상상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낳았지만 동시에 정확도를 상실하고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생명은 그 속도 때문에 본질적으로 맞아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우주와 생명체는 같지만 다르게 설명해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부학 공부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