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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스 Aug 12. 2020

초록빛의 청춘

우효-청춘

우효입니다. 청춘은 기대만큼 설레지도 않고, 예상보다 훨씬 더 불안하게 느껴지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인생의 무게, 나 자신의 연약함을 깨달을 때마다 아프고 위축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은 누구를 위해 이겨내는가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서 나 자신만을 위해 미래를 계획하고 고민하는 청춘보다는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 열린 청춘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이 상처 받은 과거의 나, 남과 비교되는 현재의 나, 성공한 미래의 나에 갇히거나 얽매이지 않는, 좀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효


윤지영을 좋아하기 이전에, 내가 열광했던 우효가 있다. 우효의 음악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곡인 <청춘>.  사운드가 오묘해 어떤 장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음악이 불러오는 감정을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이 노래는 '위로'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것이다.


하루를 마칠 때 듣기 참 좋은 노래이다. 하루의 시작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때가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는 조금은 조용하고 조금은 쓸쓸한 때에 듣기 좋은 노래.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며 울적한 기분으로 하루를 끝마치는 날에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한다. 위로가 되는 노래라 그런지 처음 들은 지 4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나는 여전히 이 노래를 찾는다.


내가 어떠한 노래를 듣고 '이 노래 정말 좋다'며 추천하고 다니는 노래는 대개 나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다. 어떤 날의 분위기, 말들, 상황들을 연상 짓게 하는 것들. 노랫말과 멜로디를 읊조리다 보면 어느샌가 그때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그런 노래들. 우효의 <청춘>이 내게 가져다주는 기억은 대개 혼자 있던 순간들이다. 늦은 밤공부를 하다 학교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때,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노트북을 하며 밤을 보내던 때, 혼자 떠난 여행길의 숙소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며 누워있던 때. 나는 혼자 있을 때 주로 생각 정리를 하는 편인데, 대개 하는 생각들은 나를 씁쓸하게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노래는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말이 구식이라고 비난받는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청춘은 아픈 게 맞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청춘은 가장 찬란히 빛나는 때이기도 하다. 찬란히 빛나는 조명에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휘청이다 보면 내 아픔 따위는 보듬어 줄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 나를 챙기는 건 뒷전이 돼버리는 셈이다. 청춘의 시기에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여담으로 나는 '청춘'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만약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를 꼽으라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청춘'이라 답할 것이다. 듣기만 해도 푸르른 초록의 색이 떠오르는 단어. 그 푸름의 끝은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푸르른 그런 초록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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