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디의 배변훈련 2
재디가 집에 와서 하는 짓들 중 가장 골치 아픈 건 배변을 아무 데나 싸놓는 것이었다. 아직 어리기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지만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꽤나 큰 문제였다. 재디의 똥냄새는 커갈수록 지독해졌다. 배변판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꽤나 어려웠다. 재디가 배변판에 볼일을 보는 일은 굉장히 드물었다. 주로 바닥 아무 데나 싸놓기 마련이었고 걸어 다니다가 배설물을 밟기 일쑤였다. 엄마는 거실 바닥이 나무로 돼 있어 오줌이 스며들어 불어날까 봐 늘 걱정했다. 어쩌다 가끔씩 재디가 배변판에 볼일을 보면 간식을 주며 칭찬해주었다. 그래도 재디는 배변판보다 거실 아무 데나 볼일을 보는 일이 훨씬 잦았다. 사놓은 배변패드로 젖은 곳을 닦아낸 다음에 걸레로 또 닦았다. 재디가 응가를 보면 집 안에 냄새가 진동했다. 휴지로 감싸 변기통에 버리고 바닥을 비누칠까지 해야 했다. 재디의 배변훈련은 쉽사리 잘 되지 않았다. 주변에서 강아지 훈련 조련사가 있다고 추천해주었다. 하지만 엄마는 비싸다며 끝내 훈련 조련사를 부르지 않았다. 대신 엄마는 지인에게 밖에서 싸도록 훈련시키는 게 좋다는 얘기를 듣고 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재디가 밖에서 싸면 칭찬하고 간식을 주었다. 그 뒤로 재디는 커갈수록 밖에서 싸기 시작했다. 혼내지 않고도 차차 밖에서 싸도록 교육시키니 재디는 더 이상 집에서 배변을 싸지 않았다. 배변판에 싸도록 교육시키기는 무산되었지만 밖에서 싸도록 교육시키기는 성공이었다. 아무래도 한 곳에만 지정해서 싸는 일은 하기 싫고 어려운 것 같았다. 재디가 더 이상 집에서 볼일 보는 일을 하지 않는 게 대견스러웠다. 배변판과 배변패드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아도 되니 더 이득이었다. 재디는 그 이후로 집에서 싸는 일이 절대 없었다. 재디는 그 뜻을 확실히 알았는지 밖에 나와 풀숲으로 가면 그곳에서 볼일을 봤다. 아파트 뒤편에 있는 공터에서 다른 강아지들도 볼일을 보곤 했다. 강아지 부모들은 하얀 통에 검은 비닐봉지로 배변을 모아 담았다. 그곳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하얀 통이 다 차면 누군가가 따로 버리곤 했다. 다들 비슷하게 강아지들의 배변훈련을 시킨 모양이었다. 하얀 통 덕분에 따로 치우지 않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어 편했다. 굉장히 유용하면서도 다른 강아지 부모들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도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