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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윤 Jul 02. 2019

나의 첫번째 강아지

인내심 길러주기

 



 재디는 먹을 것만 보면 내게 다가와서 가만히 바라보며 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내가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몇 번 짖으며 자기에게도 달라고 한다. 그게 만약 과일이거나 고기라면 재디에게 일부분을 잘라 준다. 재디는 딱히 편식하지 않고 주는대로 먹는다. 방울토마토, 오이, 고구마, 사과, 쇠고기 등등 아주 잘 먹는다. 요즘에 우리 가족이 밥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으면 꼭 옆으로 온다. 이제 몸집이 식탁높이만큼 커져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음식을 가로채갈 수 있었다. 착한 재디는 옆에서 기다리며 우리에게 달라는 신호만 한다. 나는 재디에게 ‘앉아’라고 말하며 음식을 주지 않는다. 재디는 처음에는 멀뚱히 서서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내가 엉덩이를 누르자 그제서야 재디는 앉았다. 그럼 나는 ‘잘했어’하며 음식을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렇게 몇 번 한 후에 재디는 ‘앉아’라는 말을 들으면 앉는다. 늘 음식을 달라고 하면 재디에게 앉으라고 한 후 건네준다. 재디는 사람과 교감을 무척 잘하는 강아지다. 음식 앞에서 기다릴 줄도 알고 활발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있다. 나는 그런 재디의 모습이 무척 좋다. 역시 혼내지 않고 인내심을 가진 채 부드럽게 교육하면 재디도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준다. 그래서 재디는 내게 언제나 애정을 듬뿍 준다. 먹을 거 앞이라면 사족을 못 쓰지만 인내심은 대단하다. 나는 가끔 그런 재디에게 음식을 줄듯 말듯 장난치곤 한다. 재디가 앉아서 계속 음식을 바라보고 있다가 못 참고 음식을 먹으려 펄쩍 뛴다. 그럼 나는 더 높이 음식을 올려버린다. 재디는 계속 음식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다. 이런 식으로 나는 재디에게 인내심을 더 길러준다. 사실 가르칠 필요도 없이 재디는 알아서 잘 하지만 이렇게 살짝씩 놀려주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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