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陰 : 파랑)과 양(陽 :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모서리의 사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爻 : 음 --, 양 ―)의 조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 가운데 건괘(乾卦)는 우주 만물 중에서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상징한다. 이들 사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도대체 막대기 몇 개로 이루어진 괘가 어떻게 하늘, 땅, 물, 불을 상징한다는 것일까?
위의 설명처럼 태극기의 각 괘를 이루고 있는 막대기 하나를 효라고 하는데 이 효는 기다란 것 하나와 짧은 것 두 개로 구분된다. 이중 길 다란 것은 양이고 짧은 것 두 개는 음이다. 길 다란 것은 +, 짧은 것은 -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 것은 고대 중국의 복희씨라는 신화적 인물이 고안해낸 2진법 상징체계인데 그는 +와 -로 세상 만물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건괘는 양이 세 개나 겹친 모양이니 양 중에서도 가장 큰 양인 태양(太陽)의 기운을 상징하고 이는 하늘, 동쪽, 봄, 탄생과 연결된다. 그리고 곤괘는 음이 세 개나 겹친 태음(太陰)이니 땅, 서쪽, 겨울, 소멸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이 두 배로 확장된 것이 팔괘이고 이것은 더 자세한 자연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것을 팔괘 16괘, 32괘 등등 무한히 늘이면 우주 모든 것을 상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이미 이 상징체계를 인공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를 활용한 모든 가전제품과 전자장비는 전자의 +, -반응을 이용한다. 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진 2진법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계산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뿐만 아니다. 우리 인간은 신경계의 뉴런에서 이루어지는 +와 -의 화학반응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근육을 움직여 활동한다.
궁극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 중 우리 인간세상을 지배하는 전자기력이 +와 -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태극기에 나타난 사괘는 태초부터 세상을 지배해온 힘의 상징이요, 고대에 고안된 디지털 신호체계라고 할 수 있으며 행안부 사이트의 사례처럼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라고 설명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의 태극은 이러한 음과 양의 조화와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양을 상징하는 붉은 부분과 음을 상징하는 파란 부분이 서로를 향해 소용돌이치며 결국 하나가 되는 모습으로 춘하추동이 순환하고 낮과 밤이 반복되며, 우리가 죽고 신체가 썩어 토양이 되면 다시 풀과 나무가 되고 또 동물에게 섭취되어 순환하는 모습이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는 총량은 변하지 않고 다만 그 형태가 바뀔 뿐'이라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떠오르게 한다.
이와 같은 태극기의 상징은 하늘과 땅, 선과 악, 신과 사람의 구분이 분명한 이원론적 세계관을 가진 서양에 비해 우주 만물의 상태와 모양이 음과 양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 일원론적 우주관을 보여주는 것이라 지금 우리에게 상징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오랫동안 서구의 이원론에 휩쓸려 세상을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인식해 왔다. 우리는 선이고 저들은 악이며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고 생각하면서 타협과 이해보다는 신념과 강직함을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세상사 어디에 그렇게 분명한 선악이 존재하던가?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가 권할만한 일이었다가 중세 유럽에서는 쳐 죽일 일이 되고 다시 현재에는 괜찮은 일이 된 것처럼 선과 악은 사계절이 변화하듯 변하는 것이다.
그러니 태극기의 중심을 차지한 태극처럼 서로 간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고 타협하여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