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떠나며 Louisa여사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이내 “당신의 사랑스러운 말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행운을 빕니다!”라는 회신이 왔다.
포르투는 신선한 해산물의 미식, 파란 하늘, 하얀 뭉게구름과 빨간 지붕이 조화롭게 아름다운 곳, 포투 와인, 돌을 일일이 모자이크로 박아 만든 길, 좁은 길과 곳곳에서의 버스킹이 기억에 남는다. 골목길의 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골목과 골목을 채운 그들의 연주와 노래가 전혀 소음처럼 느껴지지 않고 주위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포르투 공항에서도 기타와 색소폰 연주를 들으며 보딩 게이트로 걷는다.
포르투에서 니스로 바로 가는 비행기가 없어 리스본을 거쳐 니스로 간다.
파리에서 포르투, 리스본, 니스로 가는 동선이 효율적이지만 초보 여행자의 즉흥까지 더해져 동선이 조금 어수선하다. 포르투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국내선을 탑승하니 내 자리 주위에 파일럿 둘과 승무원 여러 명이 앉는다. 출근하는 건가? 주위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으니 든든하다. 리스본에서 니스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옆자리에 파일럿이 앉았다.
니스에 도착하니 공기가 차다. 공항 직원들의 복장도 조금 더 두꺼워 보인다. 파리에서 산 패딩을 꺼내 입어야지 했는데 렌터카에서 몸이 뜨거워졌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찾는 데 보험료 때문에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서울에서 예약할 때 필요하다 싶은 보험을 충분히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직원은 ‘Full coverage’를 권한다. 직원은 나의 선택을 강조하면서도 은근슬쩍 위협 소구를 한다. 비용이 생각한 것보다 200유로가 더 나와 주저하다가 얼마 전에 유럽 여행을 다녀온 지인의 조언도 생각나고 해서 보험 풀 커버리지를 선택하고 차를 찾아 나오는데 영 찜찜하다.
조심조심 운전을 하고 호텔에 도착했다. 이름이 호텔이라 발레파킹은 아니어도 지하 주차장은 있겠지 했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동안 너무 호사스럽게 출장을 다녔구나. 그럭저럭 직원의 도움의 받아 호텔 근처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체크인을 했다.
짐을 풀고 호텔 직원이 추천해 준 케밥집을 찾아 니스의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걸었다. 큰길을 걸어서였는지 포르투의 밤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더 도시스러운 느낌에 본능적으로 드는 경계감에 몸이 조금 경직된다.
이름은 모른다며 대략의 방향만 알려준 터라 두리번거리며 걷다 ‘노트르담 성당’ 근처의 레바논 식당에 들어갔다. 실내에 테이블이 거의 다 찼고 배달 오토바이가 연신 오는 걸 보니 동네 맛집인 것 같다. 모둠 케밥과 맥주를 주문하니 종업원이 엄지를 들어 잘 주문했다고 치켜세운다. 날이 조금 쌀쌀했지만 패딩을 입은 터라 야외 테라스로 옮겨 앉았다.
야외 테라스에서 본 어슴푸레한 밤하늘과 가로등에 비친 성당의 벽이 노랗게 보여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