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나라의어른이 Apr 21. 2020

D-73, 감자채전

출출할 때 뚝딱 만들어 먹기 딱!

출출한 토요일 오후. 남편이 감자전을 하겠다고 나섰다. '감자전 어때?'라고 묻는데 쉽게 '좋아.'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원래 우리 집에서 감자전을 별로 먹어본 적이 없었고, 처음 벨기에 와서 남편의 동료가 저녁 초대를 해서 처음 해 준 음식이 감자전이었는데 그게 너무 별로여서 '감자전=별로'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감자 칩, 감자튀김, 삶은 감자... 다른 감자 요리는 다 맛있게 먹는데 감자전만 꺼려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음식도 첫인상이 꽤나 중요하다. 물론 그 이후에 맛있는 감자전을 한 번 더 먹어본 적이 있으나 처음의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남편이 요리를 하겠다고 했을 때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살짝 출출했고 락다운으로 매일 요리를 하는 입장에서 남이 해주는 요리는 냉큼 좋다고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기에 '그래'라고 대답했다. '좋아'가 아니라 '그래'. 시간이 조금 지나자 고소한 기름 냄새와 함께 감자튀김 냄새가 주방에서 솔솔 났다. 맛있는 냄새에 무슨 요리를 하는지 관심이 생겼다. 주방에 가 보니 내가 생각한 감자전이 아닌 감자튀김을 닮은 감자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후다닥 한 판이 만들어지고, 맛을 보았더니 너무 맛있었다. 감자튀김 같지만 튀김은 아닌. 바삭하면서도 만들기 간편한 요리가 완성되었다. 벨기에 스타일로 케첩이 아닌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니 더 맛있다. 앞으로 남편이 감자전을 만들겠다고 하면 '좋아❤️'라고 대답해야겠다. 


감자전

재료 : 채 썬 감자, 부침가루, 소금, 식용유

- 감자는 채를 썰어 준 후, 물기를 빼 볼에 담는다. 감자 하나 당 부침가루 반 숟갈을 넣어주고, 소금도 반 숟갈 넣고 섞어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구워주면 완성! (집밥백선생에 나온 레시피)

감자채를 두껍게 썰어서 그런지 언뜻 보면 감자튀김 같기도 하다. 남녀노소 다 좋아할 만한 맛!


작가의 이전글 D-74 , 집콕하며 노는 방법이 하나 더 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