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응가 때문에 열이 나는 엄마

by 차솔솔

1989.2.17


2025년 2월 17일


여행의 후유증 때문인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다들 늦잠을 잤다. 정신없이 아침을 차리고 분주히 준비를 했는데도 느릿느릿 먹는 이솔이 때문에 이미 시간은 9시가 넘어갔다.


등원 담당인 남편이 지금 빨리 준비 안 하면 아빠가 데리고 가지 못한다고 협박(?)도 했으나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이솔이의 식사. 빨리 먹으라고 다그치고 돌아서는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났다.


해솔이의 구수한 응가냄새.

이유식을 먹으니 해솔이의 응가 냄새도 요구르트 냄새에서 이제는 구수한 응가냄새로 바뀌었다.

아뿔싸. 바지에도 조금 묻었다.


해솔이 엉덩이를 씻기고 나오자마자 이번엔 이솔이가 응가가 마렵단다. 남편은 결국 이솔이의 등원을 포기하고 먼저 출근을 했다. 해솔이의 기저귀부터 재빨리 치우고, 이솔이를 변기에 앉혔다. 키즈 노트에 등원이 늦는다고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주섬주섬 해솔이 옷부터 입히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한다. 그 사이 응가를 다 싼 이솔이의 뒤처리를 하고 옷을 입으라고 재촉한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모자로 가리고 아기띠를 메고 나갈 준비를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내 몸은 후끈후끈. 이솔이의 손을 잡고 다급하게 걸어가 본다. 겨우 등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직도 몸에서는 열기가 후끈후끈하다.


나는 너무 더운데... 어린이집 갈 때부터 집으로 오는 1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아기 춥겠다.'라는 소리를 세 번 넘게 들었다.


이제는 그 소리에 무뎌질 만도 하건만, 내 몸에서 열이 나서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집 앞에서 마지막으로 '아기 춥다'라고 외치면서 지나가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너무 짜증이 나버렸다. 애기 모자도 씌우고, 발 토시도 다 하고, 인간 난로인 엄마 옆에 탁 붙어서 하나도 안 추울 텐데...


나는 절대 저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지 또 한 번 다짐하였다.


엄마와 아빠는 나의 똥을 보고 웃고 또 웃었다는데, 나는 아이들의 모닝 응가 때문에 열이 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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