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향을 선물 받았다. 생소한 물건이다.
생각이 깊은 오랜 친구가 생일을 맞아 준 것이다.
인사동 골목 어느 장인을 찾아가 구해왔다고 한다.
백단과 용뇌가 섞인 향과 두꺼비 장식.
짙은 옥색 도자기 그릇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최근 나의 마음 고생이 심했던 걸 알고 있기에
그의 배려가 고맙기만 하다.
새벽 두 시. 상념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그대 생각에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아니, 너는 오지 않는다.
마음을 달랠 것이 없나 헤맬 때,
종이 상자 안에 가득 담긴 향들을 꺼내 포개었다.
곱게 피어나는 연기를 바라만 본다.
고요함. 적막함. 재가 되어 사라진 건 쓸쓸함이다.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이 시간이 평온하다.
처음으로 향을 피워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