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먹는 일에 진심이다. 출장이나 여행으로 내가 집을 자주 비우니 혼자서 음식을 곧잘 해먹는다. 퇴직 후 요리학원도 육개월 다닌 배테랑이다.
추석에 갈비찜을 좀 많이 했더니 먹고 남은 걸 냉동실에 쟁여 놓았다. 당장은 먹을게 많으니 나중에 아쉬울 때 꺼내 먹겠단다.
십여년 전 우강 집에 삽살이개를 키웠다. 자주 갈 형편이 되질 못했다. 그래도 우리가 가면 배를 내보이고 뒹글며 좋아했다. 어느 날 구운 오징어를 주니 먹질 않고 땅에 파묻었다. 특식(?)을 자주 먹지 못하니 나중에 먹으려 한 것이다.
" Save pennies for rainy days. "라는 속담이 있다. 궂은 날에 대비해서 돈을 저축하란 뜻이다. 나도 나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준비라는 게 돈보다는 운동이다. 아프면 나도 힘들지만 가족에게 부담을 준다. 눈 뜨면 나가 빨리 걷기를 하고 틈나는 대로 걷는다. 그런데 요즘 골프가 마음 먹은대로 되질 않아 살짝 흥미를 잃었다. 일취월장은 커녕 슬럼프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연습장이라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