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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우 Apr 26. 2016

파란하늘아래1

어느 직장인의 소소한 일상속행복

오후6시,나는 퇴근한다.

나는 지방의 B대학 홍보마케팅과출신으로 서울의 A기업에 다니고있다.

'어디보자...내일 오전9시에는 회의가 있고 11시에는 출장이고,이후일정은 없으니까 내일은 일찍 퇴근하겠구나.'

나는 잠깐 회사근처 한 빵집에 들러서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간다.

집에는 토끼같은 아들,딸이 있고 여우같은 아내가 있다.

아내는 나와같은 입사동기이다.

입사하자마자 모든 남자직원들은 그녀에게 시선이 쏠렸지만,그녀의 선택은 나였다.

모든 남자직원들이 질투와 부러움을 보냈고 우리는 결혼한지 이제 8년이 되었다.

현재,아내는  소위 스타강사로 활약하고있다.

아내는 서울의 G교대를 수석졸업했다.

외모와 뛰어난 말솜씨으로 온라인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고있다.

거기다 요리도 잘한다.

아무튼,케이크를 사들고 집으로 간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라서 연락도 안하고 케이크를 사들고간다.

가는길에 꽃도 사고 화장품도 사갈 생각이다.

얼마전 아내가 쓰던 스킨이 떨어졌다고 나에게 말했고,나는 아내에게 아껴쓰라고 말했고 그날 아내와 작게 다퉜다.

'아마 이걸 사들고가면 놀라겠지?'

나는 은근히 기대하고 집으로 운전해간다.

와인이랑 주스도 사갈 요량으로 잠시 백화점에 들러서 와인과 주스를 사서 차에넣고 간다.

노래가 마침 흘러나온다.

M4의 널위한 멜로디...

이노래는 나와 친구들이  아내에게 결혼식때 축가로 불러줬던 노래이다.

"그때도 이뻤는데,지금도 이쁘지만..."

혼잣말을하고 집을향해 간다.

아마도 지금도 콩깍지가 씌인모양이다.

결혼한지 어느덧 8년차가 되었다.

주변의 선배들은 신혼이 지나가면 콩깍지가 벗겨진다는데,난 아직도 아내를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처음 연애할때의 마음을 느낀다.

나에게 아내는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다.

나는 첫사랑과 결혼한것이다.

첫사랑과 결혼하는게 어렵다는데,나는 행운의 사나이인모양이다.

어느덧 집에 도착하고 나는 주차를 하고 집으로 올라간다.

아까사온 케이크와 선물은 감춰두고 현관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온다.

"아빠왔다."이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나와서 품에 안긴다.

아이들을 보면 하루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일찍왔네?"아내는 저녁준비중이였는지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응,오늘은 야근이 없었거든,그리고 오늘은 중요한 날이잖아."

말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는다.

"오늘이 무슨날인데 그래?"아내가 따라들어와서 물어본다.

"오늘이 무슨날인지 몰라?진짜로?"

아내는 모르는척을 하는건지 아니면 진짜 모르는건지...

"자기생일이잖아?그래서 부장님께 '와이프한테 점수좀 따게 정시퇴근시켜주십시요.'라고 부탁하고 왔지."

아내는 그때서야 눈치챈듯 머리를 긁적인다.

"아,오늘 내 생일이구나.근데 여보는 어떻게 내 생일을 기억하고있어요?"

"그야 가장 소중한 우리 부인생일이니까 기억하고 있어야죠."

싱긋웃곤 아내를 안아줬다.

아내는 뭔가 부끄러운듯 가만히 안긴다.

"미역국은 끓였어?안 끓였으면 내가 끓여줄께."

옷을 갈아입고 앞치마를 빼앗아서 내가입고 미역국을 끓인다.

"아빠,오늘 엄마생일맞지?"아들이 물어본다.

"응,아들은 뭐 준비한거 있어?"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고사리손으로 한글자한글자 적어내려간 편지를 가져온다.

나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우리 이쁜 딸은 엄마를 위해 무슨선물 준비했어요?"

딸아이는 고민하는듯 하더니 무언가를 가져온다.

딸 역시 편지를 써서 보여준다.

"오,우리딸도 편지를 준비했구나."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식탁에 앉는다.

미역국을 그릇에 담고 밥을퍼놓고 준비한다.

반찬을 꺼내려다 각종나물과 부추김치등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있었다.

"장모님 오셨었어?"

"응,엄마오셨다가 가셨어.부추김치도 많이 해오셨더라고.신서방 좋아한다고했거든."

장모님도 손맛이 좋다.

분명 아내는 장모님의 손맛을 물려받은것같다.

처음 연애할때는 처가쪽의 반대가 심했다.

명문대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내는 명문대,나는 지방대...

그러나 나는 아내에게 잘해주고 처가댁에도 잘했다.

결국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날 인정하시고 결혼까지 허락하셨다.

지금은 장모님이 나를 아주 이뻐하신다.

평소에는 집안일을 내가 반,아내가 반씩 나눠서 한다면,주말에는 내가 대부분 집안일을 한다.

그시간동안 아내는 쉬고있는다.

아무튼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다.

먼저 다 먹고 아까 사온 스킨을 살짝 숨겨서 나온다.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여서 나온다.

아내는 살짝 놀란듯하다가 이내 싱긋웃곤 내볼에 입을 맞춘다.

"이건 선물이야.스킨 떨어졌다고해서 사온거거든."

스킨을 내밀고 이어서 와인잔과 컵을 가져와서 와인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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