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좋아.
네이버 웹툰 <신의 탑>에는 스승 하진성이 제자 스물다섯 번째 밤에게 이런 말을 한다.
“행복해져라. 그게 널 가르친 단 하나의 이유다.”
이 한 문장은 짧고 담백하면서도 짙은 여운이 남는다. 누군가 나에게 실제로 이런 말을 한다면 오글거릴지 모르지만 참 감동적일 것이다. 누군가를 더욱 성장하도록 돕고 가르치고 그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사랑의 한 모습이다.
<신의 탑> 주인공인 밤은 홀로 캄캄한 동굴에 살았다. 그런 밤을 찾아오는 유일한 사람은 라헬이었다. 그래서 밤은 라헬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기뻤다. 그 하나뿐인 친구 라헬이 이별을 고하고 탑을 오르겠다며 사라져 버리자 밤은 충격에 휩싸인다. 그는 라헬 없는 삶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라헬을 통해 세상을 보고 라헬을 통해 스스로를 보았다. 그는 오직 라헬을 되찾겠다는 열망 하나로 탑에 들어간다. 그리고 탑에서 수많은 사건을 겪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진실을 마주하고,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한다.
밤은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가진 능력조차도 모르는 인물이었다. 그저 외롭기만 했던 캄캄한 동굴 속의 삶에서 하나뿐인 벗이었던 라헬을 되찾아오길 바랬다. 탑의 문을 열던 그 순간, 밤은 원래 살던 동굴로 라헬과 함께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었다. 밤의 세계는 캄캄한 동굴이 전부였고 라헬이 전부였다. 그러나 탑의 문을 열고 모험의 여정을 걷는 길 위에서 밤은 자신이 갇혀있던 세계의 껍질을 깨뜨린다. 껍질을 깨고 나온 밤은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힘을 깨닫고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탑을 오른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 분명한 것은, 탑을 처음 들어갔던 밤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누에고치 속에 갇혀 있었었던 그는 이제 날개를 펴고 나는 법을 배웠다. 다시 고치 안으로 들어가 웅크릴 이유는 전혀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인생에서 우리가 자라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변화인 듯하다.
우리는 일생에 걸쳐 두 가지 종류의 관계를 맺는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를 통해 우리는 나를 정의하고 나의 태도를 설정하고 나의 말과 행동을 결정한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의 독대,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고독은 나 자신을 만나는 확실한 방법이다. 고독할 때, 내가 나와 맺는 관계가 또렷이 보인다. 그때에 보이는 나 자신의 모습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면 아마 소위 일컫는 자존감이 낮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상처를 입은 상태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보다 회피하거나 외면하거나 도망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 상태에서 맺는 타인과의 관계들도 대부분은 의존적이고 파괴적이다. 자신의 두 다리로 제대로 서서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하기에 누군가에게 기댄다. 혹은 자신에게 기대는 누군가를 돌보면서 끊임없이 우월감을 느낀다. 이런 관계는 둘 중 한쪽을 파멸로 이끌거나 양 쪽 모두를 파괴시킨다. 반대로 현재의 내가 누구인 지 잘 알고, 또한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상태이다. 자아 존중감을 가진 사람이 자기 효능감도 높다.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능력을 믿는 사람은 인생이 휘두르는 날카로운 칼끝을 피하고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방어하면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관계를 맺는다.
고독의 순간 바라본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2020년 현재 이 순간의 내 모습은 누구인가. 일단 먼저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렇게 만난 나 자신이 어릴 때부터 내가 꿈꿔오던 사람이 되어있든, 그렇지 않든, 나는 나를 응원해야 한다. 나는 나의 열성팬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능력을 믿는 매력적인 사람이 열성팬 하나 없어서야 되겠는가. 나 자신을 조금씩 더 좋아하게 되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인생이다.
"나는 내가 좋아.”
이 단순한 한 마디는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당신은 따뜻한 애정 어린 사랑의 마음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베풀고 싶은가. 누가 행복해지길 바라는가. 당신을 아끼고 당신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그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행복해져라. 그게 이 글을 읽은 단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