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CCTV가 늘 지켜 보고 있다>
얼마 전 충남 아산시에서 은행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대낮에 복면을 쓰고 은행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1억원 가량 빼앗아 달아났다는 전형적인 강도 사건이었다. 경찰이 강도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인터넷 뉴스 기사 댓글의 반응은 이랬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은행 강도짓인지, 고속도로, 국도, 길거리, 마을길까지 CCTV깔려 있어서 금방 잡혀!!”
“요즘은 범죄를 저지르고 아무리 달아나도 어디에 숨어있어도 다음날 형사가 들이닥친다.”
“강도질하면 CCTV에 100% 금방 찍힙니다.”
역시나 사건 발생 당일 고작 4시간만인 오후 9시경 경찰은 피의자를 체포했다.
이렇게 단시간 만에 강도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CCTV 덕분이었다.
사건을 저지르기 전날 범인이 미리 현장을 둘러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경찰은 CCTV 확인이 사건처리과정 중 필수항목이 되어 버렸다.
경찰서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어디를 가냐고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CCTV 따러 갑니다.”
요즘 CCTV 해상도는 매우 선명하다.
덕분에 정확하게 동선을 파악할 수 있고 작은 행동, 시선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우리 집안 도처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보통 CCTV는 저장용량 때문에 일주일 또는 한 달이 지나면 저절로 삭제가 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집안 CCTV는 백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랫동안 저장해 놓는다.
게다가 그 모습을 한 번씩 또는 자주 시청할수록 똑같이 따라할 줄 아는 고용량, 고지능 AI CCTV이다.
눈치 챘는가? 그렇다. AI CCTV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의 첫 번째 인생 선배, 부모>
아이는 학교에서 많이 배울까? 가정에서 많이 배울까?
나는 양 쪽에서 전혀 다른 항목들을 반반씩 배운다고 본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비롯하여 여럿이서 살아가는 전반적인 방법들을 배운다. 가정에서는 부모의 사랑으로 정직하고 바르게 적당한 정도를 아는 미세한 경계를 배운다.
아무리 학교에서 훌륭한 교육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가정의 부모 모습이 바르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안타깝게도 학교보다 가정의 영향력이 큰 아이는 바르지 않은 부모의 모습으로 서서히 닮아가게 된다.
학교에서 올바른 것을 보고 듣는데 왜 그런 것일까?
인간의 뇌는 강한 자극을 잘 기억한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게 된다.
아무리 밖에서 좋은 말을 많이 들어도 가장 가까운 사이 부모의 나쁜 모습은 기억에 남는다.
사건 현장에서 일반인들을 잘 쓰지 않는 속어를 아이가 빈번하게 사용하는 걸 목격했다.
학생의 부모는 나쁜 말투 때문에 말다툼이 잦다며 학생이 고치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솔직히 말해줬다.
“아버님, 지금 학생 말투요. 아버님하고 똑같이 말하는 거 아세요?”
집도 교실과 같다.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배움을 얻듯이 집에서도 부모에게 배움을 얻는다.
부모가 하는 행동과 말들을 아이들이 늘 지켜보고 있다.
육아 TV 프로그램을 보면 자신의 양육 고민을 털어놓는 부모와 아이의 생활모습을 카메라로 관찰한다.
관찰 카메라로 이유를 알게 된 전문가는 이에 맞는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게 된다.
위와 같은 방법을 따라 평소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보자.
그러면 영상 속 아이와 마주하는 부모의 행동, 표정, 말투 등을 여과 없이 보게 될 것이다.
‘아이를 위한 말을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내 표정은 딱딱했군.’
‘권유가 아니라 명령이 대부분이었어.’
부모 먼저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는 먼저 말해주지 못한다. 엄마가 무섭다고 말하면 혼날 것 같다.
불편한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건 청중 앞이든 아이 앞이든 동일해야 한다.
아이와 단 둘이 있어도 기본 매너를 지킬 줄 아는 어른이어야 한다.
동영상 촬영을 통해 인지하지 못한 것들을 알아낸 후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제목 배경 CCTV 출처 :픽사베이 5448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