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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 go round Dec 05. 2020

작지만, 소소한, 마음을 전하는 선물

좋아하는것들, 그 쉰 한 번 째

연말이다.

시국은 어렵다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면, 택시를 타면,

라디오에선 캐롤이 흘러나오고

거리 곳곳엔 예쁜 전구들이 불을 밝히고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인다.


매 해 연말이 되면

나는 작은 미니카드를 사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평소에 마음을 잘 전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한 해 동안 덕분에 즐거웠고 고마웠다고

작은 마음을 담은 선물과 함께

12월 한 달 안에 만나는 지인들에겐

연말 카드를 전하곤 한다.


선물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건 전혀 아니다

보통은 립밤이나, 양말 같은 것.

묶음으로 싸게 파는 것 중

예쁜 디자인을 골라서

하나하나 다시 포장을 하고

몇 마디의 편지글을 적은 카드를 함께 동봉해

작지마는 나의 마음을 전해본다.


금요일 퇴근하고

친구의 살려달라는 부탁으로

급히 촬영건을 하나 도와주러

무려 전라남도를 다녀왔다


새벽같이 금요일 출근해서

회사업무는 폭풍으로 쳐내고

금요일 저녁 밀리는 도로를 뚫고

현장에 도착하니 새벽 한 시 .

한두시간 차에서 대기하며

눈을 잠깐 붙이고

어마어마한 추위에 야외에서 오돌오돌떨며

푸드 씨즐 촬영을 끝내고 나니 아침 일곱시

허허.. 꼴딱 밤을 샌거다


그대로 출발했다간

정말 요단강 건너 할머니 만나뵐 것 같아서

휴게소에서 기절하듯 쪽잠 한 시간을 자고

다시 출발

집에 도착하니 무려... 오후 세 시 였다

세 시 ...

집에 32시간만에 돌아왔다

무려 땅끝마을을 찍고 ...


피곤한 것도 뒤로 미뤄둔 채

촬영가느라 챙긴 어마어마한 짐을 풀러

짐정리를 하기 시작.

갑자기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코로나로 밖은 못나가니

연말모임대신

집에서 서너명이서 간단히 저녁이라도 먹자며.


도저히 체력이 바닥이라 못 갈 것 같다고 했으나

계속해서 일이 바쁘고 코로나로 인해

몇 번을 약속을 취소했던터라

무거운 몸을 이끌어 집을 나섰다


올해 더는 볼 시간도 여건도 안될텐데 ㅡ

하는 마음에

집에 있는 작은 사이즈의 매거진 몇 권과

엽서를 집어들고 출발했다


컨셉진은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매거진인데

각 호마다 주제가 정해져 있어서

지난 과월호도 선물하기에 아주 좋다

선물을 하고픈 사람에게 어울리는 주제를 골라

맞춤형 선물을 전해주면 받는 사람도

무척이나 기뻐해줘서 나 또한 뿌듯해진다


오늘 내가 준비한 선물은

새 선물은 아니지만

나름 내가 읽고 마음에 들었던 것만 골라

오늘 자리에서 함께할 지인에게 주고싶은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줄 예정이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간단한 글귀를 적어 리본으로 묶었다

벌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이걸 전해줄 생각에

피곤함은 잊고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참으로 모두가 힘든 연말이다

선물이란건 별게 아니다

꼭 값진 선물이 아니더라도

작지만 마음을 전할 선물을 하나 준비해서

그들만의 쁘띠 산타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조심스레

소심하게

권해봅니다


모두

미리메리크리스마스

해피유희열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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