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 그 마지막 이야기. - and , continue -
며칠동안 고민이 많았다.
글도 매일 작성했지만 발행을 누를 수 없었다.
매일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이 든 건 매우 뿌듯하지만
그렇게 매일 매일 쓰는 글들이 모이다 보니
이제 글의 퀄리티의 대한 아쉬움이 남기 시작했다.
인증을 하기 위한 글을 매일 써서
100개까지 채우면 뭐하나,
어느샌가 주제도 벗어나고,
어떤 걸 쓰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는채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도 없이
타자를 두드리고만 있는 것 같았다.
글쓰는 감이 손에 익기 시작하자,
이제 그 안의 내용물이 중요해졌다.
그냥그냥 매일 일기를 써서는,
별로 남을 것이 없었다.
내가 정말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바쁜 와중에 틈틈히 , 생각해본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우울증에서 많이 벗어났나보다.
다행인건지, 글러먹은건지.
그래도 좋아하는 것들의 대한 이야기를 매일 남기며
그 안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조금은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힘을 얻어 내었고,
홀로 우뚝 설 힘을 길러내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나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더
마음과 눈길이 가지만
다음날 출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밤에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와서 먹는
맥주 한 캔의 즐거움이라던가,
수북히 쌓여있는 책을
장르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꺼내서
읽고 싶은 부분만 휙휙 보다가 닫는다던가,
우울한 기운이 덮칠때면,
몸빼바지로 갈아입고 온 집안을 다 뒤집어서
먼지를 전부 닦아낸다던가,
점심을 거의 먹지 않지만 아주 가끔씩,
동료들과 배달시켜 먹는 점심이라던가,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바쁘게 일을 하고 난 후
오늘 할일의 목록이 전부 지워진 노트를 본다던가 할 때,
퇴근길에 차가운 공기가
마스크 안을 뚫고 들어올 때,
오늘따라 유달리
마음에 들게 촬영되는 제품을 볼 때,
그리고 ,
맨 처음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던 날보다
조금은 더 단단해진 나를 바라보는 지금.
현실을 더 깨닫고,
그래서 더 나를 아껴주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지금.
글의 힘은 놀랍다.
이 모든게 글을 써야겠다는 용기에서 시작되었다.
올 초 몇 달을 매일 일기를 썼고,
그걸 다시 용기내어 브런치에 이어 썼고,
글에 나를 담아내면서,
좀 더 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들의 대한 이야기는 이제 끝.
정말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겠습니다.
어딘가의 랜선 상의 ,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공감 버튼 하나 하나가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어요.
조금 더 제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며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즐거운 주제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돌아올게요 .
고마워요 늘,
브런치 팀 ,
그리고 여기서 제게 힘을 전해준 모든 분들 다
건강 조심하시고,
남은 연말동안 하루하루 행복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