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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 go round Dec 17. 2020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좋아하는 것들, 그 마지막 이야기. - and , continue -

며칠동안 고민이 많았다.


글도 매일 작성했지만 발행을 누를 수 없었다.

매일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이 든 건 매우 뿌듯하지만

그렇게 매일 매일 쓰는 글들이 모이다 보니

이제 글의 퀄리티의 대한 아쉬움이 남기 시작했다.


인증을 하기 위한 글을 매일 써서 

100개까지 채우면 뭐하나,

어느샌가 주제도 벗어나고,

어떤 걸 쓰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는채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도 없이 

타자를 두드리고만 있는 것 같았다.


글쓰는 감이 손에 익기 시작하자,

이제 그 안의 내용물이 중요해졌다.

그냥그냥 매일 일기를 써서는,

별로 남을 것이 없었다.


내가 정말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바쁜 와중에 틈틈히 , 생각해본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우울증에서 많이 벗어났나보다.


다행인건지, 글러먹은건지.


그래도 좋아하는 것들의 대한 이야기를 매일 남기며

그 안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조금은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힘을 얻어 내었고,

홀로 우뚝 설 힘을 길러내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나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더 

마음과 눈길이 가지만


다음날 출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밤에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와서 먹는 

맥주 한 캔의 즐거움이라던가,

수북히 쌓여있는 책을 

장르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꺼내서

읽고 싶은 부분만 휙휙 보다가 닫는다던가,

우울한 기운이 덮칠때면,

몸빼바지로 갈아입고 온 집안을 다 뒤집어서

먼지를 전부 닦아낸다던가,

점심을 거의 먹지 않지만 아주 가끔씩,

동료들과 배달시켜 먹는 점심이라던가,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바쁘게 일을 하고 난 후

오늘 할일의 목록이 전부 지워진 노트를 본다던가 할 때,


퇴근길에 차가운 공기가 

마스크 안을 뚫고 들어올 때,

오늘따라 유달리 

마음에 들게 촬영되는 제품을 볼 때,

그리고 ,


맨 처음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던 날보다

조금은 더 단단해진 나를 바라보는 지금.

현실을 더 깨닫고,

그래서 더 나를 아껴주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지금.


글의 힘은 놀랍다.

이 모든게 글을 써야겠다는 용기에서 시작되었다.

올 초 몇 달을 매일 일기를 썼고,

그걸 다시 용기내어 브런치에 이어 썼고,

글에 나를 담아내면서,

좀 더 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들의 대한 이야기는 이제 끝.

정말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겠습니다.

어딘가의 랜선 상의 ,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공감 버튼 하나 하나가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어요.

조금 더 제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며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즐거운 주제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돌아올게요 .


고마워요 늘,

브런치 팀 ,

그리고 여기서 제게 힘을 전해준 모든 분들 다

건강 조심하시고,

남은 연말동안 하루하루 행복하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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