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지 않아 남겨두는 기록
혼자 시간을 보내고 할 것들을 한다
알게 된 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모인 마음들이 테이블을 함께 차리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퇴근길 지하철 창 밖에 비치는 한강의 빛깔로
어느덧 해가 길어져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하곤 하며
쉬지 않고 sns를 둘러보는 직업 덕에
예상치 못한 나눔을 받기도 한다
오랜시간 잊고 있던 취미를 꺼내들기도 하고
내일의 나에게 거는
작은 기대와 바람들의 기록을 위해
가보고픈 곳도 저장해둔다
요리를 해서 먹일 줄만 알던 내가
누군가의 상차림을 받아 보기도 하고
퇴근길 말도 안되게 강렬하게 지는 해를 보며
지난 날의 어느 순간이 강렬하게 떠올라
그 순간을 되새기기도 한다
짧은 순간이나마 새로운 것들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하고
존재만으로 귀여운 것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렇게 나아져간다
작년의 오늘, 작년의 딱 이 때, 이 순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지만
생각해야하고
나아가려 노력해본다
여전히 많이 아픈 순간이지만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사람들은 다 각자 자기 이야기만 한다
나도 그렇다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내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그냥 내가 다 잘못이었다
그게 편하다
세세한 걸 말해봐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으니까
틀림과 다름의 정도는 어디까지일지
내가 상처 받은 만큼
누군가도 나로 인해 상처가 컸을 것이다
그렇기에 난 내 이야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아직도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배려
라는 말로
착한 척 위선이었던 건 아닌지
또 생각이 많다 많아
나눔을 하는 것과 받는 것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
틀림 과 다름
같이 그리고 혼자
뭐라는거지 나 지금.. 하하
이래서 혼술밤은 위험하다
- 어느 날 밤, 적어 내려갔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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