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그곳에 내가 있었다

안도감과 안타까움 사이

by 클레어

따르릉따르릉... 핸드폰이 여러 차례 울리고 전화를 받으니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거긴 괜찮아? 왜 그렇게 전화를 안 받아! 뉴스에서는 난리인데... 사무실에도 연락했었다 무슨 소식 있는지..."

가끔 해외출장 중에 이런 가족의 걱정과 두려움이 섞인 전화를 받곤 했었다.


사건 사고현장의 직간접적 경험

우연처럼 해외 체류 기간 중에 여러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화산폭발로 인근 마을에 화산재와 암석이 낙하되어 수천 명 규모의 주민이 긴급 대피를 하고, 지역 교통이 마비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연료 가격인상으로 인한 대중교통과 생필품 가격 폭등으로 승려들이 중심이 된 대정부 저항시위도 있었다. 뉴스는 소식이 아닌 누군가의 일상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 역시 뉴스 속에서 반복된다. 멀리 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그곳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삶을 잃고 떠나고 있다. 양국 간에 그동안 있었던 지속적 군사 긴장과 간헐적 충돌이 사실상 전면전으로 이어졌다. 군인뿐만 아니라,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 발생과 피해가 극심하다는 보도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란과 중동 전역에서 피난길에 오른 난민을 위한 구호품과 인도적 지원을 세계에 요청하고 있다.


안도감과 안타까움 한숨의 차이

안방에서 TV뉴스를 들을 때, 기습적인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사건과 사고현장에 나 자신이 없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곤 했다. 때로는 그곳에 있었지만 피해를 입지 않았고 무사했다는 사실에 더 큰 안도를 느꼈다. 그러나 그곳이 누군가의 삶의 자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안타까움과 염려는 연대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당시 일하던 기관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고, 관련 국가의 주한대사관에 항위 서한을 보냈으며, 구호를 위한 교회적 연대를 요청했다.


인간은 먹고 자고 배출하는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안전'을 갈망한다. 안정적인 환경, 소속감과 유대감 같은 정서적 연결, 그리고 보호에 대한 요구이다. 그러나 이 욕구들이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충족되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것은 단지 환경이 아니라 삶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다.


안전지대와 위험지대 존재 여부

완벽한 안전지대가 있을까? 없다는 정답을 알지만 때론 나는 안전하다 착각한다. 세상은 울타리 쳐진 정원이 아니라, 언제 바람의 방향이 바뀔지 모르는 들판과 같다. 비록 우리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흔들림 속에서도 서 있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함으로 공동의 안전지대를 넓혀간다.


이 시간,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모은다.

내가 쉬어 내쉰 안도의 한숨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 안타까운 통곡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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