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극강의 효율을 찾아서
짧은 기록을 남길 마음의 여유도 없이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9월 중순경 자체적으로 1독이라 점을 찍고, UWorld 2독을 시작하며 pathology와 pharmacology를 취약한 과목 위주로 훑어보았는데 2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너무 새로웠다. 이걸 내가 한 번 봤었다고?
거의 모든 문제가 새롭다 보니 2독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UWorld의 모든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잠깐의 방황을 거쳐 high yield를 찾아 집중적으로 외우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하였다.
그리하여 pathoma 1~2강을 듣고, 여태 치렀던 NBME 2 set와 old free 120 1 set를 꼼꼼하게 리뷰하며 high yield에 대한 감을 찾고 있다.
그 사이에 9월 1일과 9월 29일, NBME 모의고사를 2번 봤다. 체감 난이도는 높았고 점수는 절망적일 것까지는 없는 점수이지만 그다지 안심이 되지도 않는 정도였다. 280문제를 쭉 풀어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공포심이 약간은 사라졌지만 시험 당일에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직은 두렵다.
이제 2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3월부터 단 하루도 편안하게 널브러지지 못하고 책과 태블릿을 들여다봐 왔다.
오래 끈다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 시험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날들이 많았다. 분명히 부족한 것은 많은데 하루하루 구멍이 채워진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빠져나가는 게 더 많은 것 같은 기분. 그런 불안한 기분이 들면서도 긴 준비 기간에 지쳐 달려 나갈 힘은 없고, 중간에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딱히 없다 보니 이게 맞나 싶은 의심이 시시 때때로 올라온다.
나이 들어 공부를 해보니 장점으로 부각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어릴 때에는 온갖 유혹-이를테면 나가 놀자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책상에 앉아야만 했었는데 나이가 드니 유혹이 없다.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나를 찾는 사람도, 딱히 할 재미있는 것도 없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니 방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도 오히려 더 평안해졌다.
다만 치열하게 무언가에 쫓기듯 공부를 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느긋하게 하다 보니 이제는 막판 집중력으로 최대한 많은 양을 쑤셔 넣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조급함이 생긴다.
그동안 이 공부의 시간을 나름대로 즐겼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도 좋아야 하니까.
어제부터 sketch 1주일 free trial로 구독을 시작해서 microbiology part를 보고 있는데, 그림이 기억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동안 외우고 까먹었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어 쭉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번 주는 sketch를 좀 보고, 정리한 HY 위주로 first aid 책을 훑어보고 모의고사를 다시 봐보려고 한다.
그다음 UWorld marked 문제들을 최대한 보고 Mehlman 자료도 리뷰하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Dirty medicine biochem이랑 ethics도 다시 봐야 하는데..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은 막판 스퍼트 능력이 과연 나올까? step 1의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step 2, 3, OET 등 이후의 산들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마라톤 달리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