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2025년 1월 10일에 step2 첫 문제를 끊고 세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찔끔찔끔 UWorld 50%를 달성하였다.
나 같은 old YOG에게는 고득점이 너무나도 중요한 step2인데,
일단은 고득점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이 슬렁슬렁 유월드 문제만 풀고 있다.
후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다른 material (divine강의, amboss 등등)을 전혀 보지 않고 유월드 문제만 풀어서 그런지 슬렁슬렁해도 step1보다는 속도가 조금 난다.
위험한 신호다.
cardiology (313Q) -> GI (366Q) -> infection (299Q) -> female (234Q)/pregnancy(249Q) -> neurology (402Q) -> psychology (368Q) 순서로 문제를 풀고 Rem Note에 해설 중 나머지 공부가 더 필요한 것을 선별 정리하기만 했다.
그중에서 OBGY와 neuro 파트는 공부를 했는데도 좀 부족한 느낌이라 곧 다시 더 제대로 봐야 할 것 같다.
step2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질환을 step1에서 한 번씩 pathophysiology를 훑었기 때문에 step1을 공부할 때만큼의 위화감은 없지만, 정확한 진단 criteria와 evaluation/treatment 과정을 제대로 꼼꼼하게 알아야 문제를 맞힐 수 있기 때문에 고득점을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이제 endo, HMO, pulmo, nephro, MSK를 훑으면 80% 달성이다.
minor를 남기고 RemNote를 FA와 함께 복습하고 유월드 2독을 하면서 나머지 minor를 같이 보려고 계속하고 있다.
참, FA는 step2에서는 거의 안보는 분위기인데,
나의 경우에는 아침에 짧게 한 30분 정도 투자해서 그날 공부할 파트의 FA를 눈에 바르고 유월드를 풀면 머릿속에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도 되고 유월드 문제풀이 시간도 단축되어 좋았다.
물론 스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피해야 한다.
나라 상황은 너무 암울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제 대학에서 먼 곳에 있어서 새 학기가 직접적으로 실감은 나지 않지만 최근에 몇 가지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게 되어 조금 바쁘다.
먼저,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명상 기초과정'에 등록하여 12주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무료로 듣기가 죄송한 귀한 강의들을 유튜브로 많이 해주셔서 너무 좋았었는데,
이렇게 더 체계적으로 강의를 들으니 반복해서 듣는 내용은 학습 효과도 공고해지고, 전에 못 들은 내용은 빈틈이 메워지는 느낌도 있다.
배움 자체로도 좋지만 수료증으로 내 경험을 증명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 이어서 심화과정, 지도자과정도 들을 수 있어 더 기대가 된다.
또 한 가지는 sns 마케팅이다.
마케팅을 내가 당장 직접 할 일은 없지만 마케팅에 대해서 항상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우연히 만났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닌데 첫 강의부터 몰입되었다.
요즘 시대에 공기 같은 존재인데 내가 전혀 몰랐던 분야이다.
강의 자체도 정말 흥미롭지만 강의를 같이 듣는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학우들을 만나서 각자의 얘기를 나누며 많은 영감을 받는다.
여러 가지 툴을 배우고 실습이 필요한 덕분에 전공과 관련한 블로그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2024년 나의 키워드는 USMLE였다.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기에는 step1의 공부가 나에게는 너무 고난이었던 것 같다.
작년 한 해 휴가도 거의 내지 않았고 가족들과 여행도 제대로 가지 못했다.
8월 이후 시험 날짜를 예약한 뒤로는 이렇게 준비가 부족한데 어떻게 시험을 보나 싶어서
약속을 잡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step2도 날짜 예약을 하고 D-day를 세기 시작하면 지옥문이 열리겠지만
2025 상반기 나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대학이라는 좁은 사회 안에서 별다른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아도 나를 찾는 많은 사람들만 대하면서 점점 소통하는 법을 잊었다.
나 자신과 소통하는 법도 모르고 살았다.
누군가가 이미 정해 놓은 기준과 목표로 아무 고민 없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았는데
나의 마음, 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부족한 것, 나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법을 배우고 고민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상, 길 수도 있는 인생에서
어쩌면 이 시간이 나도 모르게 스스로 만든 안식년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