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모의유엔 MUN’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모의유엔'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출처: http://www.unic-eg.org
어떤 분은 유엔 로고가 떠오르실 겁니다. 또 어떤 분은 반기문 前 UN총장이 생각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미국 명문대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명문대를 중심으로 대학생 모의유엔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거든요.
제가 모의유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지인의 자녀가 국제학교에 재학하던 중 베이징에서 열린 모의유엔 대회에 나가 발표하던 영상을 보게 되면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기문 전 UN총장이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에 대한 관심과 함께 UN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주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모의유엔'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해외에서나 국제학교를 위주로 하는 낯선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디베이트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어 디베이트 동아리가 없더군요. 그렇다고 일반 동아리도 아닌 전문적인 디베이트 동아리를 새로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은 1학년에게는 힘들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학교에 모의유엔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아이가 바로 모의유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서, 저도 모의유엔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의유엔 MUN; Model United Nations 이란, UN United Nations 의 전체 190여 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공식 행사 중 가장 대표적인 ‘유엔총회’를 학생들이 실제처럼 모의로 진행해보는 행사입니다. 모의유엔에는 디베이트와 합의 과정, 의사소통, 문제 해결의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교육적인 목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활동입니다. 모의유엔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디베이트를 해 본 학생이 더 유리합니다. 저희 아이처럼 디베이트를 하다가 모의유엔으로 활동을 전향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영어를 잘 하더라도 진지하게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결국에는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을 하는가',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었는가', 그리고 '나의 아이디어를 다른 대사들에게 논리적으로 잘 설득했는가'라는 세 가지 요인이 모의유엔에 참여한 아이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 영어 디베이트 Debate 와 모의유엔 MUN 은 어떻게 다른가요?
디베이트와 모의유엔은 비슷한가요?
어떤 점이 가장 다를까요?
바로 '토론'과 '해결'이라는 목적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어 디베이트는 찬반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논점을 파고들어 공격하고 방어하는 것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경쟁 방식을 취합니다. 이에 비해, 모의유엔은 세계 이슈에 대해 각 국가의 이익을 꾀하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찬반토론을 거쳐 실제 해결안을 도출하고 결의안을 작성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따라서, 결의안 준비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모의유엔의 수상자가 결정되며, 승자와 패자의 개념이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UN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전지구적으로 모든 나라가 협심하여 해결해야 하는 현실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도표. 디베이트 Debate 와 모의유엔 MUN 비교
· 모의유엔의 주제
과연 디베이트 주제와는 어떤 차이가 있늰지, 저희 아이가 실제로 참여했던 모의유엔 대회의 주제를 예로 말씀드려 볼까요?
모의유엔 주제 예시
* Green Energy Investment는 2019 CSIA(청심국제 모의유엔대회),
Resolving a COVID-19 Recession은 2020 MIMUN(외대부고 모의유엔 대회) 주제임
모의유엔 주제를 보시니,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일단 주제들이 어렵지요? 그리고 디베이트 주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의유엔의 주제는 바로 우리 국제사회의 '현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 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해결하기 어렵고, 현재 전 세계에서 중요한 이슈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아주 현실적인 쟁점들이 모의유엔의 주제입니다. 모의유엔 대회의 주제들은 대부분 실제 UN에서 다루어지는 최신 의제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UN에는 6개 분야의 위원회가 있어, 위원회 별로 의제를 다루게 되는데, 보통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모의유엔 대회에서는 인권/여성 인권/어린이 인권, 전쟁/핵무기/ 테러리즘/ 난민, 디지털 등 과학기술/디지털 화폐, 경제 불평등 / 경제개발과 환경 보호에 대한 의제들이 많이 다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현실적인 해결안을 내기 위한 깊이있는 자기주도 학습에 앞서서, 우리아이가 꼭 갖춰야 할 자질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세계시민의식'입니다. 만약 세계 불평등이나 테러, 난민, 여성 불평등에 대한 의제에 대하여, 그러한 문제가 나와 관련있다고 느낀다면 우리 아이는 관심을 가지고 그 나라나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학 위해 몰입하고 고민하겠죠. 그러나, 우리 아이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 아이의 세계시민의식은 '0점'입니다. 그리고 모의 UN의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행복하고 잘 살고 있고, 평등하게 대우받는데 굳이 나와 관련없는 다른 나라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필요할까?'
이 경우에는 우리 아이가 이기적으로 자라지 않았나 반성을 해보고 다시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모의유엔의 진행 과정
모의유엔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은 본인의 관심에 따라 희망하는 위원회와 대표하고 싶은 국가를 선택합니다. 아이들이 각 나라의 대표로 모의유엔에 참가하기 때문에, 참가 학생은 해당 의제에 대한 자국의 정책, 진행 현황, 성공사례 등을 심도 있게 조사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총회의 첫 파트에서 각 나라의 대사로서 오프닝 스피치를 발표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조 연설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총회에서는 보통 2개의 의제에 대해 다루게 되는데, 각 의제에 대해 각 국의 대사는 자국의 입장을 밝히며 원하는 요구사항을 발언합니다. 보통 10개 ~ 30여 개의 나라 대표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각 국의 기조연설과 발언 내용을 잘 듣고 나와 같은 해결 방향을 원하는 나라와 반대 입장의 나라를 파악하며 영어 토론을 펼치게 됩니다. 각국의 이익과 손해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디베이트는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회의와 회의 사이에 각국의 친목을 도모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펴 나갈 동맹국들을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결의안을 만드는 길고 어려운 시간이 찾아옵니다. 각 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기나긴 협의과정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며, 구체적인 자료 조사를 진행하여 의결안의 부분별로 완성을 하고 검토하고 합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합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첫 번째 의제에 대한 결의안이 정리되면, 다시 두 번째 의제에 대한 토론 과정을 동일하게 거쳐서 결의안을 냅니다. 결의안은 최소 한 페이지 이상의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공식적인 문서입니다. 즉, 마침표는 결의안에 단 하나만 존재합니다.
모의유엔을 제대로 진행하게 되면 보통 하나의 의제에 대해 3~4번의 회의를 거쳐 결의안이 완성될 만큼, 수준 높고 현실적인 결의안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험난한 과정- 의사소통 및 협력과 창의적 정보 조합 및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모의유엔에 참가한 우리 아이의 역량은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수밖에 없답니다.
모의유엔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진행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도표. 모의유엔 준비 및 진행 과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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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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