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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본성을 찾아서

by 끌레린

일주일 만에 인사드립니다. ^^ 작가님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어제 저녁 친구가 찾아왔다. 그는 내 책을 가져와 서명을 받고, 조카를 소개했다. 내 대학 동문 후배인 그는 인류학부터 양자 컴퓨팅*까지 관심사가 다양했지만 개인 생활은 즐겁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룸메이트의 감정과 행동 때문에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나는 차분히 상담해 주었다.

"기막히고 속상한 감정이 들었겠다. 이제는 다르게 접근해 보자. 이미 그녀의 행동 패턴을 파악했지? 그건 미리 예상할 수 있다는 뜻이야. '예상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거야. 네 마음이 상처 입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려면 예상대로 행동하는 그녀에게 무심해져 보렴. 감정이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관찰자의 눈으로 네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 네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돼."

그리고 직설적으로 덧붙였다.

"지금 네 마음은 생지옥 같을 거야."

그 후배가 눈을 크게 뜨며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가능한 한 그녀와 거리를 둬야 해. 당장 이사 갈 수는 없지만. 그녀가 무엇을 하든 '예상한 패턴'으로 받아들이면, 네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어. 네 내면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

후배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친구는 내 책을 읽어보면 도움 될 거라며 빌려주었다. 그리고, 브런치스토리에 들어가 내 글도 보여주었다.


본래 주변 사람들 고민을 들어주기 좋아하는 나는, 최근 공저책 『엄마의 유산-네가 바로 블랙스완이야』를 집필하면서 나 자신과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사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은 더 본질적인 조언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특히 인간 마음속에 존재하는 지옥에 대해 관심 있던 나는 인간관계는 완전한 수평관계이 아니라 미묘한 위계가 있다고 본다. 내가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말과 기대에 순응하게 된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상대의 요구에 맞추려 애쓰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때 느끼는 건 단순한 자괴감이 아니라, 내 본질이 희미해지는 깊은 추락감이다.

이제 맹목적인 순응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을 세워야 한다. 본성이란 ‘나’라는 존재의 중심(Identity)이자, 나만이 지닌 특별하고 고유하고 본질적인 원석**이다.


우리는 ‘꿈을 찾으라’는 말을 듣지만, 사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다. 꿈은 변하지만, 본성은 흔들리지 않는 뿌리이다. 내 안을 관조하며 나만의 본성을 찾는 것은 젊은이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할 때 비로소 진정한 꿈을 찾아 미래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의 본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우리가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라도 나만의 본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본성을 끊임없이 갈고닦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글쓰기는 자기 본성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 된다.


돌이켜보면 내가 출간 작가가 되는데 브런치스토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지인들이 브런치에 올린 글을 SNS에 공유하면서 브런치는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나 역시 2018년 작가 신청을 해서 바로 승인받았으니 벌써 7년이 흘렀다. 올해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들과 함께 『엄마의 유산』 공저에 참여하여 출간의 기쁨을 맛보았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성장했다는 사실에, 출간 전후 내 글의 깊이가 달라졌다고 다른 작가들이 말해줄 때마다 큰 만족을 느낀다. 앞으로도 브런치스토리에 꾸준히 글을 쓰며 내 글의 스펙트럼을 넓고 깊게 확장시키고 싶다.


브런치스토리는 내게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잊었던 본성을 다시 불러낸 인생 제2막의 교정지와 같다. 앞으로도 함께 성장할 나의 소중한 파트너 브런치스토리. 10년이 된 것을 축하하며, 작년 10월 성수동에서 멋지게 선보인 팝업 전시처럼 올해도 색다른 팝업 전시를 펼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관람 작가에서 참여 작가로 내 역할을 바꾸고 싶다. 브런치스토리와 함께 성장해 나갈 내 미래를 그려본다. ‘나만의 본성을 보여주는 글’로 가장 빛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 인문계열 학부생인데도 벌써 인공지능 분야 논문의 제1 저자라니, 놀라웠다. 학문적 융합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 김채희 외, 엄마의 유산-네가 바로 블랙스완이야, 부의 연금술, 건율원, 2025.


*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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