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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린 Clairene Oct 27. 2024

내 아이를 특목고 정글에 보내기로 결심했다면

관심 있는 자사특목고의 커리큘럼을 보고 미리 준비하자(1)

여러분이 보기에, 여러분의 아이는 어느 유형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가? 그리고, 아이는 어떤 고등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가?

아이를 집 근처에 있는 일반고에 보내자니 스트레스는 덜 하지만 입시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고, 자사고나 특목고에 보내자니 경쟁이 치열해 아이가 도태되지 않을지 걱정될 것이다. 고민 많은 여러분은 과연 어떤 학교를 골라야 최선의 선택이 될까? 

여러분이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이전에 문/이과 성향에 대한 판단부터 해야 할 것이다. '문송' 시대에 아이를 이과에 보내고 싶은데, 아이 성향이 문과라면 아이에게 맞는 문과형 학교를 골라주는 것이 학부모의 역할이다. 아이 성향과 학교 특성이 과연 FIT한가를 짚어 보는 것은 고등학교 선택 전 매우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먼저, 아이가 수학, 과학을 선호하고 다른 과목에는 별 관심이 없는 '순수 이과형'이라면, 이공계 진학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후보 학교는 다음과 같다.  


[옵션 1] 이과형 커리큘럼을 제대로 갖춘 특목고인 과학고나, 영재학교를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영재학교나 과학고는 1학기에 지원하는 전기고이기 때문에, 혹시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후기고에 있는 자사고나 일반고를 지원해 볼 기회가 있다. 물론 영재학교는 아이가 원한다고 쉽게 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니다. 무학년제의 학점제를 통해 대학교 과정의 전문 수업을 수강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말 그대로 수학, 과학 영재일 때 영재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 실제로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고의 경우 100명 중 70명 정도는 서울대에 합격할 정도의 무서운 저력을 가지고 있다. 앞서 서울대 2024 수시전형 고교유형별 학생수에서 보았듯이, 서울대 이공계열은 영재학교를 매우 선호한다. 이에 비해 과학고에서는 '-IST' 계열의 이공계 전문 특성화대학에 많이 진학한다. 결론적으로,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진학하면 고등학교 수학, 과학 과정은 1학년에 빨리 끝내버리고,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대학교 수준의 수업을 선택하여 듣는다. 따라서, 학교 커리큘럼을 문제없이 따라가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내 아이의 수학과 과학 분야는 초등학교 및 중학교 기간에 아주 수준 높은 학문적 진전과 실험 실력도 탄탄히 쌓아 놓아야 한다. 


[옵션 2] 아이가 수/과학을 선호하고 이공계진학을 원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영재 트랙'을 심화과정으로 밟지 않았거나 수학, 과학분야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실적이 좋지 못하는 등, 다른 아이 대비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원한다면, 그리고 의대계열에 관심이 없고 끈기와 회복탄력성이 우수하다면 과학고에 진학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과학고의 대안으로 자사고나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이과형 일반고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의대에 지원할 최상위권 학생들과 성적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하다. 아이가 일반고인 과학중점학교에 진학하거나 자사고에 진학한다면 영재고나 과학고만큼은 아니라도 일반고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학, 과학 교육과정이 아이의 진로와 잘 맞을 것이다. 


과학고의 교육과정 편제표를 살펴보겠다. 2024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19명을 합격시켜 29위에 올라 과학고 중 1위에 오른 경남 경남과학고등학교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는 다음과 같다. 


 경남과학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1, 2

출처: 학교 알리미 공지자료 발췌

우선 성적처리 유형이 일반 학교와는 다르다는 것이 눈에 띈다. 과학고는 영재학교와 달리 고등학교에 속하므로 9등급제의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데, 유난히 3단계의 성취도 평가, 즉 절대평가를 산출하는 과목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과목 유형이 '진로'인 심화과목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주요 과목 중 고등학교에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커리큘럼은 영어를 제외하고 1학년 때 거의 끝나고, 1학년 2학기부터는 심화과목을 본격적으로 이수하게 된다. 잠시 1학년 1학기 편제를 살펴보자. 중학교를 갓 졸업한 아이들은 1학년 1학기에만 통합과학부터 과학 다섯 과목을 한 번에 수강한다. 심지어 물리학 I과 화학 I을 건너뛰고 바로 물리학 II와 화학 II부터 수강한다. 1학년 2학기에는 통합과학부터 생명과학 II, 융합과학탐구(과학고 외에는 최상위권 자사특목고에만 개설된 심화 과목)까지 과학 네 과목이 배정되어 있다. 수학은 비록 한 과목이나, 6 시수나 된다. 1학년 2학기에 수준 높은 심화수학 I(시 과학고 외에는 최상위권 자사특목고에만 개설된 심화 과목)을 수강한다.


특히 과학고만의 전문교과로 대학교 과목인 고급수학, AP미적분학이나 고급물리학, 고급화학, AP 일반물리(역시 과학고 외에는 최상위권 자사특목고에만 개설된 심화 과목) 등 대학 원서로 진행하는 난이도 최고 수준의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영어실력이 매우 우수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과학고의 이런 고 난도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될 때 과학고를 보내는 것을 추천드린다. 아이가 과학고에 꼭 가고 싶어 한다면, 최대한 많이 준비해서 보내야 한다. 


그동안 과학고는 진로선택 과목이 많아 내신등급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웠다. 그러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교육안으로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진로선택 과목도 상대등급이 병기되기 때문에, 전체 등급 산출 시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학고에서 이공계 특성화고에 진학한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일반고에서도 소인수과목은 모두 등급 산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흐름인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등급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듣는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아이가 교과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최상위권이라면 이런 고민도 해보겠지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가고자 한다면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은 피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둘째, 여러분의 아이가 수학, 과학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것 같지만, 그 외 다른 과목과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유형이라면?


[옵션 3] 과학고나 영재학교보다는 자사고나 일반고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오직 수, 과학에 집중된 커리큘럼이 맞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배울 기회가 있는 교육과정이 아이의 흥미를 끌어내어 잘 맞을 수 있다. 또한 자사고나 과학중점 일반고라면 대학 수준의 심화과정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의 심화학습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켜 줄 수 있어서 성공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여러분의 아이가 이과계열을 희망한다면 일반고 중 과학중점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교육과정을 따라갈  있다 판단되면 도전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과학중점학교의 교육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판단된다면 순수 일반고에 진학하도록 해보자. 


여러분의 아이가 과학중점학교이나 자사고에 들어가게 되면 수학, 과학 분야 전 과목이 보통 한 학기에 모두 편성된다수학, 과학을 탄탄히 공부해 왔다면 매우 유리할 것이다. 보통의 일반 학생에게는 굉장히 벅찬 공부이기 때문이다.  사실, 수학, 과학 전 과목에서 높은 등급을 맞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여러분의 아이가 수학 및 과학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와 후보 학교의 내신등급 난이도를 잘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 일반고나 자사고에 진학한 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학, 과학 이외에도 주요 과목-국어와 영어도 선행 학습이 탄탄하게 되어 있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서울대 합격자 기준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용인외대부고의 저력은 무엇일까? 2024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전통 강자였던 하나고나 대원외고의 합격자가 하락했으나, 용인외대부고는 66명을 합격시켰다. 필자가 보기에 용인외대부고의 교육과정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 마침, 용인외대부고는 2022 개정교육과정을 반영한 새로운 교육편제표를 공지하였기에 내년에 입학생들부터 어떤 교육과정을 접하게 되는지 살펴보자. 학교 지정과목은 다른 학교와 동일하나, 학생 선택 과목은 모두 20개나 되는 선택그룹을 구분하여 그룹당 1~2개 과목을 선택하도록 했는데, 매우 복잡하다. 그리고 소인수과목을 별도로 구분해 놓았다. 학교가 정체성을 살리면서 내신등급 면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운 좋게도 그 복잡한 표들을 보기 쉽게 잘 정리해 준 내용을 찾아서 아래에 공유한다. 

 

표. 용인외대부고 2025학년도 1학년 교육과정 편제표

괜찮은 뉴스에서 발췌

위 표의 상단을 보면 학교지정으로 표시된 하늘색 부분에는 여느 고등학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배치해 놓았다. 그 바로 밑에 개별학생선택으로 표시된 살구색 부분이 차별적인 교육과정이다. 외대부고는 외대부속학교답게 다양한 외국어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2 교육개정을 통해 8개 외국어에 대한 외고 과목들이 일반고 교과정에 모두 들어온 것에 대비하여, 일부 교과목을 업그레이드하여 학교의 특색을 드러냈다. 예를 들면, '전공기초중국어'와 '중국어 독해와 작문' 과목은 이제 어느 학교나 개설할 수 있기에 기존의 '중국 문화' 과목을 '중국언어와 역사의 이해'라는 과목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표의 맨 밑 부분 보라색으로 표기된 소인수 선택과목의 붉은색 글씨로 된 과목을 보면 된다. 파란색 과목 일부와 붉은색 과목은 모두 외대부고만의 특색 있는 대학교 이상 수준의 과목들인데, 과목 수가 매우 많은 점이 여러분 눈에도 들어올 것이다. 국제계열까지 있지만, 전체 과목수가 무려 174개에 이르고 있다. 

용인외대부고는 왜 이렇게 많은 과목을 포괄하는 교과편제로 개편했을까? 대학교 입장에서 용인외대부고 학생부를 쉽게 알아채고, 또한 학생들의 학생부를 '넘사벽'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인문계열, 사회/상경계열, 이과계열 및 국제 계열 학생들이 모두 돋보일 수 있는 교육편제표로 보인다. 따라서, 대학생이 듣더라도 결코 쉽지 않을 고단한 교육과정을 여러분의 아이가 잘 쫓아갈 것인가를 정말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용인외대부고는 전국에서 전교 1,2등 하는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학교이다. 물론, 용인외대부고와 같은 자사고는 정시전형에서도 우세한 실적을 보이므로, 수시전형으로 만족스러운 입시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으면 '정시러'로 전환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문과형 특목고의 교육과정편제표를 살펴보겠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주요 학교의 2024학년도 신입생 교육과정 편제표는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서 각 학교의 자료를 다운로드하여 편집함. 편의상 체육 및 예술 교과과정은 표에서 생략함.

*용인외대부고의 2025학년도 교육편제표는 괜찮은 뉴스 기사에서 발췌함. https://www.nextplay.kr/news/articleView.html?idxno=7976

*내 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대한 교육과정 편제표는 에서학교알리미 사이트 확인해 보자.
 : https://www.schoolinfo.go.kr/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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