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아이를 자사특목고 중 한 곳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면,
지금부터 당장 달라져야 한다.
아이가 몇 학년이든 간에 빨리 계획을 세워 준비를 시작하자.
많이 준비할수록 고등학교에 가서 덜 힘들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제대로 된 대비 없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바로 폐기해 버리자.
사실 아이가 무슨 고등학교에 가든 상관없이, 입학 전에 최대한 많은 학습 준비를 해야 고등학교에 가서 좋은 내신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좋은 내신등급을 받은 수험생일수록 좋은 대학교에 입학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물론, 현재의 입시체제에서는 내신등급만 훌륭하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내신성적으로 뽑는 교과전형이라 하더라도, 경쟁률을 본다면 그리 쉽지 않다. 게다가 면접이나 수능최저 조건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보는 시험은 3월 전국 모의고사이다. 시험범위는 중학교 범위인데, 이게 웬걸? 어려운 심화문제들이 꽤 있어서 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는다. 첫 내신시럼인 중간고사 때는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아이 성적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그만큼 중학교 시험과 고등학교 1학년 시험은 시험범위와 공부량, 그리고 시험문제의 난이도 면에서 이전 시험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 했다는 것을 2개월 후 기말고사에서 깨닫는다. 중간고사는 쉬운 시험이었구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아직도 신입생인 것 같은데, 벌써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와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선행했던 공부 효과는 고 1 때 거의 끝이 난다. 본격적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자기가 주도하는 학습습관을 갖추었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달라진다. 고2 때 교육과정의 학습 수준과 이에 대한 시험문제 모두 1학년 때보다 훨씬 어렵고 방대해진다.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아이들은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부모 기대와 달리 성적을 상승시키는 것은커녕, 1학년 성적을 유지하는 것도 버겁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하는 (특목) 고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 할 사항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첫째는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도록 하는 것이다. '제대로'의 의미는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도 하고, 스스로 질문도 하면서 '숙독(熟讀)'하는 것을 의미한다. '속독(速讀)'이 아니다. 분석하는 책 읽기 역량은 고등학교 과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독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그들은 대답한다.
"선행 공부할 시간, 시험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책을 읽어요?",
"책은 초등학교 때까지 충분히 읽혔어요"
이 말에 공감하거나 설득당하면 결코 안된다. 오히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혀야 한다. 교과서나 수업시간에 배우고 암기하는 지식수준을 좀 더 뛰어넘어 그 배경부터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일단 고등학교 교과서는 이전 단계의 교육과정보다는 훨씬 어렵고 이해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읽고 지문을 읽었을 때 글의 요지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어렸을 때 초등학생 수준의 책을 아무리 많이 읽으면 무엇하나? 그 이후 독서역량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독해력과 문해력, 단어 실력 모두 바닥을 드러낸다.
특히 수능시험에서 출제되는 사고력과 추론력을 평가하는 어려운 지문의 요지를 파악하고 문제들 무난하게 풀어 정답을 맞히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일정 수준의 지식을 쌓아서 입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최근에는 내신 시험에서도 수능과 유사한 형태가 많이 출제되므로 내신등급을 잘 받기 위해서도 분석적으로 책을 읽는 연습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동안 보아온 학생들 중에는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는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하다가 고2에 올라가서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꽤 많았다. 보통 그 원인은 세 가지이다. 그중 하나는 그동안 읽어둔 독서량이 적은 경우이다. 그동안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어떻게 국어실력과 문해력이 좋길 기대하는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어뿐 아니라 문자로 된 모든 과목의 학습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문해력이 낮은 아이들은 교과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을 점점 어려워하게 된다. 국어시험을 예로 든다면, 수준 높은 어려운 지문, 긴 출제문항, 그리고 헛갈리기 그지없는 보기 문장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비교하면서, 출제자의 의도를 재빨리 파악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개발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기본기를 닦아야 가능하다.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고 시험범위를 암기하더라도 기본이 약하고 사고하거나 분석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는 모래 위에 쌓는 성처럼 성적이 들쭉날쭉하거나 원하는 수준보다 낮게 나온다.
내신성적과 수능성적까지 연결되는 독서의 힘에 대해서는 몇 년 전 수능만점자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꾸준히 책을 읽었던 그 수험생은 수능 일주일 전까지도 최신 도서를 계속 읽어서 놀라움을 안겼다. 가장 마지막에 읽었던 책이 나도 관심 있게 보던 책이어서 인터뷰 내용에 더 신뢰가 갔다. 시험 성적을 차치하고서라도, 여러분의 아이에게 특목고에서 명문대로 이어지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선사해 주고 싶다면 고등학교 3년 내내 수행할 방대하고 어려운 과제들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해서 독서는 꼭 필요하다. 오히려, 특목고의 상위권 아이들 중에는 고3 때까지 책을 꾸준히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목고는 독서 자체를 수행과제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 있는 책을 학기 중에 보고 서평이라도 내려면 상당한 독서 수준이 요구된다. 이에 더해, 진로로 생각하는 분야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시의적절하게 학생부에 녹여내려면, 일단 수준 높은 도서를 선택하는 능력과 이를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 그리고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을 실제로 응용해 보는 현실 적용력까지 폭넓게 요구된다. 이 의미는 아이들이 수행과제나 진로, 동아리, 자율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책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빠르게 읽고 끝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확장시키거나 심화시키는 후속 활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 때 책을 즐겨 읽지 않았던 아이라면 어떠할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책을 읽으며 다양한 활동을 기획해서 결과를 내는 것을 '빨리 쳐낼' 수 있을까?
수행과제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시간을 많이 쓸수록 내신공부를 할 시간은 줄어드는 관계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가 수많은 수행과제들의 늪 속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내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수행과제는 성적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가 각각 20% 정도 반영되기 때문에, 수행과제를 결코 무시하면 안 된다.
아이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고민해서 완성한 수행과제 결과물은 담당 선생님에게, 또는 급우들에게 공유되고 발표된다. 아이의 보고서를 읽어보고, 발표내용을 들으면 학생이 어느 정도까지 깊이 고민한 후 쓴 글인지, 아니면 수박 겉핡기 식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생각해서 완성한 글인지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동일 과제에 대해 제출한 아이들 보고서가 모두 천편일률적이라면 평가자가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그리고 아이들이 바쁘게 제출하다 보니 '서-본-결'이라는 글의 기본 구조조차 지키지 못하거나 맞춤법과 어법이 안 맞는 오류들까지 선생님 눈에 띈다면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아이가 제출한 보고서나 아이들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당연히 학생부에도 선생님이 아이의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와 특기사항을 기록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수시원서가 접수되면 대학교로 이송된 학생부를 입학사정관들이 평가하게 된다. 학생부를 통해 아이가 그동안 책도 별로 읽지 않았고, 과목별 세특(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쓰여있는 수행활동의 수준도 평이하다고 판단되면 대학교에 진학하여 어려운 수업을 따라갈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못하여 1차 서류단계에서 합격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드시 준비해야 할 두 번째는 '자기주도학습역량'을 기반으로 한 선행학습이다. 단순히 고등학교 선행 수업을 학원에서 많이 들었다는 것만으로는 성적이 보장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선행을 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시험은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역량은 여러분의 아이가 전체 아이들 중 어느 위치에서 시작할 것인가와 직결될 뿐 아니라, 어느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나 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아이의 미래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법을 조언해 드리고자 한다.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개인의 자기주도학습역량이 성적의 가장 중요한 key가 된다. 가장 바람직한 학습유형은 중학교 때 고등학교 과정에 대해 주요 교과목별로 스스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공부'를 해온 아이이다. 같은 선행 진도를 나간 아이가 두 명 있다고 가정을 하자. 아이 A는 학원 진도에 맞춰 열심히 수업을 듣고 열심히 학원 숙제를 해갔다. 다른 아이 B는 인강을 들으면서 열심히 이해를 하고 자기만의 노트에 배운 내용을 정리해 두었다. 두 아이 중 누가 자기주도 학습태도를 갖추고 있는가?
당연히 두 번째 아이 B다.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여 자기화하는 것이 공부이다. 학원 숙제를 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단순히 숙제일 뿐이다. 학원에 의지하여 공부를 해왔던 아이들은 학원 의존적인 습관을 고치지 않는 한 고 2 때부터는 성적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자기주도 학습역량을 기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목표의식과 진로에 대한 목표 설정이다. 이것이 없거나 명확하지 않아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흔들리게 되면 성적이 떨어지므로, 중학교 때 진로적성검사 등을 통해 확고한 목표를 심어줄 것을 권고한다. 진로방향에 따라 여러분의 아이가 선행학습을 해와야 할 주요 과목과 범위도 달라질 것이다.
아이가 이공계열을 희망한다면 수학은 수학 상, 하 및 수학 I, II와 미적분, 그리고 과학 중 통합과학, 화학 I과 물리학 I을 꼼꼼히 공부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2028학년도 교과체계를 기준으로 한다면 수학은 공통수학 1,2 및 기본수학 1,2, 대수 및 미적분이며, 과학은 통합과학 1,2, 그리고 화학과 물리학이 될 것이다. 워낙 공부할 양이 방대하고 난도가 높은 과목들이라 중학교 아이에게는 상당히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아이의 학습역량은 한 단계 이상 크게 성장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인문계열을 원한다면, 국어와 영어는 수능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도까지 끌어올리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국어의 경우 공통국어 1,2 뿐만 아니라 문학까지 학습해 간다면 금상첨화이다.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은 수능 수준까지 준비하기 어려우므로 권하지 않는다. 대신 요즘 아이들이 특히 약한 수능개념어휘 정도는 공부해 오길 추천한다. 수학은 공통수학 1,2 및 기본수학 1,2, 대수 및 미적분 중에서 공통 및 기본 수학만큼은 철저하게 준비해 온다. 아이가 만약 외고나 국제고를 희망할 경우에는 해당되는 외국어나 세부 사회 과목도 어느 정도 준비해 와야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세 번째 역량은 바로 분석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창의력이다.
아이가 공부를 할 때, 지문을 읽고 분석할 때, 수행과제를 기획할 때 기본적으로 분석적인 사고력과 논리력이 갖추어 있지 않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만약 영어 수행과제로 문학작품 원서를 골라서 글을 써오는 수행과제가 나왔다고 하자. 찰스 도킨스의 'Great Expectations 위대한 유산'이라는 같은 작품을 원서로 읽은 두 아이가 있다. 첫 번째 아이 A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느낀 점이 다음과 같다.
'너무 슬프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해줘야겠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야겠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작가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두 번째 아이 B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여 제출했다.
'주인공이 불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다. 그 당시 영국의 사회적 배경은 ....했다. 작가는 그러한 부조리를 강하게 비판하여 그런 이야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시대적 아픔을 외면하지 않은 작가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배출되었다. 그녀 역시 시대적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본인이 괴롭더라도 글로써 그 부조리를 철저하게 맞셨다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주인공이 겪은 어려움이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해 보았다..... 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 필요할 텐데, ...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다음에 더 고민해보고 싶다.'
자, 같은 책을 읽고 제출한 두 아이의 글은 어떠한가? 생각의 깊이, 고민 여부 등 두 아이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첫 번째 아이 A는 일반적인 감상평을 적었다. 어른 중에서도 책을 읽은 후, 그런 정도의 감상에서 그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현재와 근미래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는 그런 유형이 아니다. 따라서 명문 대학에서도 뽑고 싶은 학생은 첫 번째 아이 A가 아니다. 바로 두 번째 아이 B 같은 인재이다. 사회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인성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인성이 훌륭한 아이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실을 분석하여 그 원인을 파악하려는 분석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역량까지 보여주었다. 아이 B가 생각해 낸 해결방안은 비록 완성도가 떨어지더라고 창의력이 없다면 도출해 내기 힘들 것이다. 창의력은 예술 계통에만 필요한 역량이 결코 아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필요하다.
여러분도 아이 B가 제출한 보고서를 읽었다면 '이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다른 활동은 어떻게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절로 생기지 않겠는가? 이런 고민의 흔적이 있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는 역량이 영어 선생님에 의해 학생부에 잘 기입될 때, 대학에서도 그 아이를 궁금해하고 면접 때 만나보고 싶고 그래서 뽑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특목고에 원서를 넣었을 때, 특목고에서 뽑고 싶은 학생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바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서 이런 능력이 보이는 학생일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명문대에 합격하여 우리 특목고를 빛내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네 번째 역량은 바로 체력과 정신력이다.
아이가 특목고에 입학하면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시간이다. 수행과제와 중간고사와 수행과제, 다시 기말고사와 동아리 활동 등으로 하루를 24시간같이 써야 한다. 결국 새벽까지 치열하게 활동하다 보면 학생부는 아름다워지지만, 아이의 몸과 마음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꾸준히 운동을 하며 체력을 관리해 왔다면 다행이지만, 체력이 강하지 못한 일반 여학생들은 특히나 힘들어한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홍삼이나 보약, 비타민 등등 별별 영양제를 수소문하여 먹이고 병원에 가서 링거를 주기적으로 맞추어도 기본 체력은 그다지 회복되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 후반부터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볼 때까지 많은 아이들이 각종 염증과 만성질환으로 괴로워하고 시험을 망치고 정신적으로 말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웃을 수 있는 진정한 승자는 바로 체력이 강한 학생이다.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가운데 체력까지 받쳐주면 성적은 상승곡선을 탄다. 그리고, 원래부터 상위권이었던 학생들은 체력관리 노하우를 이미 가지고 있어서 일상생활에 운동을 루틴으로 세팅해 놓는다. 체력이 튼튼하지 않더라고 그 중요성을 알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을 꾸준히 한 아이는 결국 고3 때 성적이 오르고 가뿐하게 입시를 치를 수 있다.
정신력은 체력과 비례하는 성질이 있어서 체력이 좋을 때는 정신도 건강하다. 특목고에 가고자 하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 정신력이 강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혹 가다 보면 특목고에 입학하여 심한 경쟁구도 속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시험 압박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휴학이나 자퇴를 해버리거나, 타학교로 전학 가는 아이들이 학년별로 10% 안팎은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아이는 실패 경험이 상흔처럼 남아서 그 후에도 계속 힘든 기간을 보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떨어져 학습 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특목고에 보내겠다고 섣불리 결정하기 전에, 아이가 과연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특목고에서 살아남아 생존신고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아이가 대범하거나 용기가 있거나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인가를 냉정하게 따져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준비사항으로
첫째, 독서역량을 기반으로 한 문해력,
둘째, 자기주도학습역량을 기반으로 한 선행학습,
셋째, 분석적 사고력, 문체해결력과 창의력,
넷째, 체력과 정신력까지 살펴보았다.
여러분의 아이가 이렇게 네 가지 역량을 모두 갖추려고 노력했고, 기본 자질인 인성까지 갖추었다면, 어느 특목고에 입학하더라도 아마존 정글 속에서도 눈에 띄는 투칸 새처럼 충분히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아이를 특목고 정글에서 돋보이는 존재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살아남는 데 급급한, 다른 학생들 성적을 뒷받침해 주는 단순한 피식자로 만들 것인가? 부모인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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