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핫이슈_포괄임금제란?
당연시되는 추가 근무
네이버 노동조합이 특별한 이유 (18.04.04/미디어오늘)
요즘 네이버 노조 결성과 함께 포괄임금제 폐지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포괄임금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통상임금제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주는 시간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 금액이다. 일상적 근로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다.
근로기준법은 야근·주말특근 등 연장근로 시 통상임금의 1. 5배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임금이 많아지면 1차적으로 각종 수당이 증가하고 2차적으로 퇴직금 등이 늘어난다.
포괄임금제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임금제도. 연ㆍ월차 수당의 경우 휴식을 보장하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따라 포괄임금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한경닷컴 경제용어사전 참고>
즉 통상임금제에 따르면 연장 근로 시 1.5배를 책정해야 하는데 포괄 연봉제는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의 제 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게 된다. 미리 책정되어있으니 연장근무를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한국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의 41%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고 이들의 월 초과 근로시간은 평균 13시간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IT의 SI업계나 게임업계는 심각한 수준이다.
고용부,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 지침 6월 중 마련 (18.04.10/뉴시스)
내 첫회사였던 A회사도 포괄임금제를 활용하는 기업이었다. 기본 근무시간은 08:30 ~ 18:30(원래 19시였다가 마지막에 30분 당겨졌다.) 연봉에 이미 모든 수당 다 들어가 있기에 야간근무는 물론이고 월 2회 주말근무를 당연시 여겼다. 주말근무 시 평일에 하루 쉴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마저도 내가 쉬고 싶은 날짜에 쉬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쉬는 날짜 신청이 대학교 수강신청보다 힘들었다. 그날이 오면 가슴이 두근두근했던... 지금 생각하니 추억이다ㅎㅎ)
온라인 사이트 기반의 회사들은 실시간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이벤트들을 따라가기 위해 야근과 초과근무를 당연시된다. 유저들이 24시간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명목 하에 출근 전에도, 퇴근 후에도 집에서 인트라넷에 접속하여 일해야만 했다. 물론 연봉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트라넷을 로그인하여 출퇴근을 기록하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는 출근을 08:31:01에 찍으면 지각으로 간주하고 사유서를 써야 했다. 컴퓨터 켜고, 인트라넷 접속해서 출근을 찍는 시간은 족히 3분은 걸리는데, 억울하면 그에 맞춰 일찍 와야 한다. 그러나 퇴근시간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다행히(?) 12시 이후 퇴근 시 택시비 지원을 해주었기에 항상 퇴근시간은 12시였다. 거의 매일 강남-인천을 콜택시를 타다 보니 같은 택시를 두세 번 타는 경우도 생긴다. 그 택시 아저씨가 자주 타시는 것 같은데 다음엔 따로 불러달라고 명함을 주었던 웃픈 에피소드도 있다.
출퇴근은 기본이고 이 회사는 하나 추가하여 오후 1시에 점심 in을 기록했다. 점심시간을 1시간 이상 쓰지 않도록 하는 제도이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강남역 근처에서 1시간 안에 점심을 먹기 위해선 항상 12시 땡 하면 달려 나가서 허둥지둥 밥을 먹어야 했다. 다들 고등학교 때 점심시간 종 치면 식당으로 달려가는 기분으로 점심시간을 보냈다.
이달 초 인터넷 강의업체 직원이 비극적 선택을 한 기사를 봤다.
“푹 자고 일하고 싶어…” 웹디자이너의 마지막 소원 (18.04.04 / 한겨레)
이 얼마나 슬픈 말인가. 푹 자고 일하고 싶다니. 읽는 내내 몽롱한 정신으로 일했던 그 시절 내가 생각났다.
지금 몽롱한 정신으로 이 회사가 비정상인가, 내가 비정상인가 생각하는 당신! 회사가 비정상이다.
얼른 포괄임금제 오남용에 대한 대책이 나와 워라벨이 지켜지는 대한민국이 되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