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감상 : 사랑을 기다리는 한 사람의 절절함이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것 같다. 그와 뭐든지 하나가 되어 영원히 이별하지 않고 싶은 애절함이 넘 아름답다. 서로 다른 그대와 어디 있는지 모를 그대와, 그립지만 만날 수 없는 그대를 상상하며 날실과 씨실로서 하나의 꿈으로 비단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시인 듯 하다.
청춘의 사랑이 그런 것이다. 너와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 그것만으로 한 겨울의 추위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인 것이다.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그윽한 눈을 바라보는 것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