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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Mar 24. 2022

니모의 명상 일기

진짜 사랑한다는 것.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배운다. 


내가 원하는 관계에 대한 '상' 대신에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상대방으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수연을 처음 만난 날 

나는 이 관계가 죽는 날까지 이어지는 도반이 되기를 기도했다. 


그것은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모든 인연을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사랑인 것 같다. 


떨어져서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부딪침을 금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나보다. 


'금촉'이라는 것에 대해. 


사랑은 바라는 마음이 아니다. 

사랑은 한없이 줄 수밖에 없는 마음이다. 

사랑은 정말로, 그런 것이다. 


기다리고, 내어주고, 보듬어주는 마음. 


내가 바라던 것은 새싹을 돌보는 마음이 아니었던가. 


문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인 신성의 감각에 집중하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는 나인채로, 그렇게 행복하면 된다. 

애써 맞출 필요도, 

억지로 노력할 필요도 없다. 


나는 나야. 

그리고 당신은 당신이다. 


우리는 다른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답잖아. 


나의 급박지심으로 애성이 지나쳐 노정으로 가지 않도록 

부딪침을 금하는 방법을 하나씩 깨닫는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어지러움을 걷고 나면 또 한 번 이런 자각을 한다. 


아마 이런 과정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겠지. 

그때마다 다시 또 다시 

나의 생명력으로 돌아가면 된다. 


문제가 아니라, 

슬픔과 괴로움과 분노가 아니라.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살아 숨쉬고 있는 나의 생명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럼 우리는 정말로,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녹여내는, 그런 사랑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생에서 원하는 것은 그것 뿐이니까. 


나의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그것 뿐이다. 

사랑 앞에 단 한 치의 후회도 없는 죽음을 맞는 것. 

그게 내가 가야할 길이다. 


그리고 그 때 우리는 정말로 세상을 살릴 수 있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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